[아주책 신간]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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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10-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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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필재 <이코노미스트> 전문기자, 전·현직 경영인 36명 직접 만나 인터뷰

[사진=인터넷]




“1997년 뉴욕 출장길에 JFK공항에 내렸는데 건너편에 있는 대문짝만 한 옥외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Look beyond the obvious
(저 너머 보이지 않는 곳을 보라).’

처음엔 콜럼버스가 한 말인가 했어요. 그날,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려면 내가 직접 보이는(obvious) 세상의 끝까지 가봐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_이승한 전 홈플러스그룹 회장, 「저 너머 보이지 않는 곳을 보라」 중에서


‘그들, 신화로 불릴 만한 업적을 만든 CEO의 한 문장은 과연 어떤 것들이었을까’

은 인생의 대전환 또는 삶의 큰 변화를 일으켜 준 CEO 36인의 운명의 한 문장 이야기다.

<운명의 한 문장>은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에 이은 저자의 네 번째 CEO 관련 서적이다.

필자인 이필재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는 <중앙일보> 기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포브스코리아> 경영 전문기자 등 30년 넘게 기자로 관록을 쌓았다.

필자는 전·현직 경영인 36명을 직접 찾아가 그들에게 마음에 담아 둔 한 문장이 어떻게 인생의 대전환을 가져왔는지, 삶에 어떤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물었다. 그들 각자의 한 문장에는 치열하게 살아온 CEO로서의 기준과 신념, 가치관이 담겨 있었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한 문장은 ‘격물치지(格物致知)’다. 18년이나 삼성전자 CEO로 활동한 그는 오랜 기간 인문학 서적, 특히 역사서를 탐독하며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보는 법을 배웠다. 1966년 중소기업이던 삼성에 입사한 그는 이후 40년 넘게 ‘삼성맨’으로 활약하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르네상스 기틀을 세웠다. 삼성전자 CEO 시절 윤 전 부회장이 쓴 책 ‘초일류로 가는 생각’은 삼성그룹 직원들에게 아직까지도 읽히고 있다.

‘사장실 아님’. 구자홍 동양자산운용 전 부회장의 경구는 색다르고 유머스럽다. 나이 마흔에 사장을 맡게 된 구 전 부회장이 어느 날 퇴근해 집에 오니 안방 문에 부인 조선 여사가 써 붙인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회사 일에 빠져 지내며 무의식중에 가족들에게 권위를 드러내던 그에게 주는 ‘경고’였던 셈이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말 덕분에 평생 몸담을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는 한편, 도덕성을 잃지는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10년 주기로 삶의 목표를 재설정하면서도 이 세 가지만은 잊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이사회 의장은 성장기에 어머니로부터 들은 “만상이 불여심상이다”란 공자의 말을 마음속 깊이 새겨 스스로의 가치관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30만 명의 임직원에게 일일이 코멘트를 달며 가치관을 확립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이라는 법인을 움직이는 본질도 가치관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플라톤의 『대화』 속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라는 문장에서 겸손을 배웠다. 이 겸손은 고스란히 샘표식품의 인재상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으뜸이 됐다. 겸손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고,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면 협업이 잘 이루어지고 당연히 일의 성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은 추천사에서 “우리는 타인의 인생으로부터 뭔가 건져내고 길어올릴 수 있다. 그들이 더욱이 CEO라면 자기 경영의 시대, 값진 인생 경영 레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그것이 인생 문장이라면 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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