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중국정치7룡] 7인체제를 1인체제로 바꾼 시진핑의 제도적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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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입력 2018-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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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16)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하라(農村包圍城市)"  <마오쩌둥>
"소조로 상무위를 포위하라(小組包圍常務委)" <시진핑>

담대심세(膽大心細) 노회능란한 지략가 시진핑이 기존의 7인 정치국상무위원 집단 지도체제를 철거하고 '시진핑과 여섯 난장이'식 1인 지배체제를 신축하기 위해 동원된 제도적 무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영도소조(領導小組)'라는 중국 특유의 조직형태 또는 직무수행 메커니즘이다.

영도소조는 비록 규격화된 정규 계선 조직형태는 아니지만 중국 중앙과 지방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각계 각층에 광범위하게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조직관리에 매우 중요한 작용과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영도소조는 일정한 성과가 달성되면 해체되고 구성원들은 원래의 부서로 복귀하는 서방의 태스크포스(task force)와는 달리, 일단 신설되면 쉽게 해체되지 않는 준상설기관의 조직 특성을 가졌다.

특히 당·정기관에서의 영도소조는 지방의 말단기관에서부터 중앙의 중상층 권력기관까지 광범위하게 설치 운영되고 있다. 통상적인 당·정 통치형식을 보충하는 성격을 띠며, 여러 부문을 포괄하는 권력을 갖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최고권력자가 영도소조의 조장이 되고, 최고권력층 정치국상무위원이 조원이 되는 예는 거의 없다.

그러나 역대급 슈퍼파워 시진핑은 “길이 없으면 내가 길을 만든다”식으로 전례 없음을 깨버리고 전례가 있게끔 만들었다.

2012년 11월 15일 집권한 시진핑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구성된 영도소조를 여러 개 설치하고 자신이 직접 이끄는 형식으로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게 확립해 나간 것이다.

집권한지 한달도 안된 2012년 말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와 중앙대타이완공작영도소조를 동시에 설치하여 자신이 두 소조의 조장을 맡아 외교와 통일업무를 직접 관장했다.

2013년 가을에는 중앙전면개혁심화영도소조를 설치해 자신이 조장을 맡고, 부조장에는 리커창 총리, 조원에는 정치국상무위원 5인자와 7인자를 임명해, 개혁의 이름으로 전권을 장악하는 절대지배자가 되기 시작했다.

그해 연말 시진핑은 중앙재경영도소조를 설립, 자신을 조장으로, 리커창 총리를 부조장을 임명했다. 장쩌민 –주룽지, 후진타오-원자바오로 이어지듯, 시진핑 시대에도 정치는 총서기가, 경제는 총리가 분담하여 운영하리라는 일반의 예상을 깨버리고 자신이 직접 경제정책 결정권을 장악했다. 그때까지 '시-리 체제'로 불리며 준수평적 관계이던 시진핑과 리커창의 관계를 완전한 상하관계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듬해 2014년 시 주석은 중앙사이버안전 및 정보화영도소조와 중앙군사위국방군대 개혁심화영도소조를 설치 사이버 정보통신부문과 군사안보부문에 권력을 한 몸에 집중시켰다.

이처럼 시진핑은 집권 후 3년 연속 2개씩의 영도소조를 신설, 자신이 조장, 정치국상무위원을 조원으로 하는 6개의 영도소조를 조직한 성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핵심이라는 지위였다.

시진핑은 2016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핵심이라는 지위를 꿰차며 1인 권력을 완성했다.

20세기 초 마오쩌둥은 마르크스·레닌 정통 공산주의이론 프레임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기상천외한 전략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하는 이른 바 '농촌포위성시(農村包圍城市)’ 전략으로 국민당군에 승리했다.
그렇듯 필자는 21세기 초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제도화하여 정착시킨 40년 집단지도체제 패턴내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파천황적 전략인 ‘영도소조로 정치국상무위원회를 포위'하는 이른 바 '소조포위상위(小組包圍常委)' 전략으로 1인체제 구축에 성공했다고 분석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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