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중국 시장서 사라지는 '미국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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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8-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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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중국 시장 다시 뚫은 미국 소고기, 자리 잡기 전에 사라진다

  • '높은 가격, 부족한 수입량 + 무역전쟁'....美, 거대 中 시장 진출 기회 잃나

[사진=바이두]



"지난해는 미국 소고기를 수입해 팔았는데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한 뒤로는 다시 팔지 않고 있다"

고급 수입 제품을 취급하는 체인형 마트 뤼예쯔(綠葉子)의 베이징 솽징(雙井)점 대표는 화하시보(華夏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신문은 26일 이처럼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소고기'가 중국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14년간 닫혀있던 중국 시장의 문을 지난해에야 겨우 연 미국 소고기가 고율 관세폭탄 영향과 소비자의 외면으로 자리도 잡기 전에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소고기는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중국의 25% 맞불관세 부과 대상 중 하나다.

8월 말 중국 베이징의 샤오샹성셴(小象生鮮), 청스(城市)마트, BHG생활마트 등 10곳의 중·대형 마트를 직접 방문한 결과 중국 자국산은 물론 호주산, 뉴질랜드산, 브라질산 등 다양한 수입 냉동육이 있었지만 미국산 소고기는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렇다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아니다. 이미 높은 가격으로 외면을 받은 상황에서 무역전쟁 그림자가 이러한 추세를 부추긴 영향이 크다.

가오관(高觀) 중국육류협회 부총장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소고기가 지난해 중국으로 복귀했지만 1년간 수입량이 제한적이고 호주, 브라질 등 다른 수입육과 비교해 가격도 이미 훨씬 비쌌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할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역전쟁 충격까지 몰려왔다"고 분석했다.

천지(陳及) 서우두(首都)경제무역대학 경제연구소 교수는 "무역전쟁에 따른 고율관세 부과로 많지도 않았던 미국 소고기 수입량이 한층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입지가 워낙 약해 중국 소비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소고기'만 두고 볼 때 미국의 보호주의가 겨우 뚫은 중국 시장 진출의 기회 상실케 해 오히려 부메랑이 됐다.

중국 육류제품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지난 30년간 중국 내 육류제품 수요가 무려 3배로 늘어났고 중국은 현재 세계 2대 소고기 수입국이다.

해관총서(세관 격)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냉동 소고기 수입량은 빠른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32.2% 급증한 21만2000t을 수입했다. 올 6월 호주에서만 무려 1만5000t의 소고기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70% 불어난 수준이다.

커지는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당국의 의지에 따라 중국 국산 소고기 생산량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농업·농촌부 소속의 중국농업전망 전문가팀이 앞서 발표한 '중국 농업 전망 보고서(2018~2027)'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7년까지 소고기 생산량을 863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평균 1.7%씩 늘리겠다는 포부다.

과거에 비해 각종 수치가 크게 불어났지만 중국의 연평균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여전히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돈다. 잠재력이 막대하다는 뜻이다.

또, 자국 생산량으로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수입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소고기 수입량은 69만5000t으로 향후 10년간 수입량이 연평균 7.6%의 성장률을 보여 76% 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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