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자영업 경기…내수시장 안정화가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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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6-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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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 중심의 숙박·음식점업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대출잔액 증가규모 4조원 훌쩍 넘어

  • 서비스업 생산지수 2005년 이후 최악·4월 외국인 방문객 늘었지만 해외여행도 함께 늘어

  • 정부, "경기 하락국면은 아냐...지켜봐야"...시장 현실과 다른 경기 체감 지적받아

  • 소비시장 최하층 자영업 경기 살리기 위한 경기하방 리스크 대처 및 안정화 절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폐업처분 할인점. 560만 자영업자들의 수익 증가율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위기다. 심지어는 폐업률이 창업률을 앞지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 경제성장 달성 목표가 불안한 가운데, 내수시장을 지탱해주는 자영업 경기마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혜자로 기대가 높았지만, 실상 소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만 빚에 허덕이며 궁지에 몰렸다.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올 하반기 내수시장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해졌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말 51조25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464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전년 대비 증가액이 4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곤두박질쳤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05년 1분기(90.9) 이후 최저수준인 93.7로 내려앉았다. 숙박과 음식업에 몰려 있는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내수시장에 영향이 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관광객의 해외소비도 커지며 실제 국내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대비 23.8% 늘어난 133만1709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같은 달 중국인 관광객은 36만6604명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 22만7811명 대비 13만8793명(60.9%)이나 늘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해외로 나간 국민은 223만200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11.3%가량 증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의 경우, 해외 소비 증가율이 국내 소비 증가율의 7.9배나 된다”면서 “정부가 국내 소비시장을 키운다고 하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정부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경기동향 배경설명에서 지난 4월 서비스업 분야가 보합세였고, 5월에도 크게 악화되지 않았지만 보합수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지표가 상승·하락 국면 등을 판단하는 기준인 지수 100을 상회하고 있어, 경기 하락을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며 “전체적으로 단기등락을 반복하는 경기지표이다 보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등 자영업의 경우 생존 여부가 달린 상황임에도, 정부가 체감하는 경기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거세지는 이유다.

재계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효과와 이에 따른 소비시장의 개선 여부에 대해 모호한 판단을 내놓고 있어, 시장에서도 예측 자체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경기하락 리스크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경우 내수시장의 최하위층인 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불안한 내수시장에서 생산성이나 수요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아 구매력마저 위축될 수 있다"며 "경제상황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어, 정부가 경기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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