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얼굴 인식 기술 도입 논란... 고공행진 중국과 딴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민수 기자
입력 2018-05-29 15: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영국, 아동 학대 범죄 수사에 도입 예정... 부정확성 논란

  • 미국, 올랜도주 아마존에 실시간 얼굴 인식 시스템 주문... 사생활 침해 비판

  • 중국, 정부 덕에 빠른 성장... 저커버그도 경계하는 수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을 두고 각국의 대처 방식이 달라 향후 활용방안이 주목된다. 영국과 미국에선 얼굴 인식 기술이 경찰 수사에 활용되자 찬반 논란에 휩싸인 반면, 중국은 정부가 얼굴 인식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마존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얼굴 인식 서비스 관련 사진. [사진=아마존 제공]


29일 영국 가디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경찰이 압수한 휴대폰을 효율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방안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포함한 AI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보안업체 셀리브라이트(Cellebrite)가 런던 경찰청을 포함한 12개 경찰 조직과 협력해 휴대폰 및 컴퓨터에서 입수한 증거를 처리하는 AI를 시험 운영 중이다.

AI는 수사 속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때까지 영국 경찰은 휴대폰 데이터를 수천쪽에 달하는 PDF 문서 형태로 추출해왔다. 그러나 셀리브라이트가 개발한 시스템 애널리틱스 엔터프라이즈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 특정인의 얼굴을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동일 시간과 장소에서 접속해도 여러 대의 휴대폰 정보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얼굴 인식 기술은 아동 학대 범죄 수사에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틱스 엔터프라이즈는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아동 학대 관련 이미지를 자동 인식하도록 훈련돼 있다. 시스템을 통해 즉각적인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찰관이 일일이 사진을 대조할 필요가 없으며, 데이비드 골딩 셀리브라이트 관계자는 “수사기간에 있어 최소 몇 달은 절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얼굴 인식 기술 사용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시민을 대상으로 활용할 경우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찰은 혐의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구금자의 얼굴 이미지를 구속기간 이후에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기술이 아직 불완전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2017년 영국 경찰은 런던에서 열린 음악축제 ‘노팅힐 카니발’에서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테러 유력 용의자를 추적했는데, 추적결과 총 104건 중 102건인 98%가 일반 시민을 용의자로 잘못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경찰이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며 논란이 일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의하면,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경찰국은 아마존으로부터 실시간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경찰의 실시간 얼굴 인식 시스템 도입이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범,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미권에 비해 중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발과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얼굴 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10일 미국 상원 의회 증언에서 “얼굴 인식과 같이 민감한 분야에서 혁신할 수 있도록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미국 기업은 중국의 경쟁자들에게 뒤쳐질 것”라고 말했을 정도다. 중국 공안국은 지난 4월 인기가수 겸 배우 재키 청의 콘서트 현장에 설치된 얼굴 인식 카메라로 수배 중이던 장모(31)씨를 체포한 바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는 같은 달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센스타임에 6억 달러(약 6459억원)를 투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