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배달앱…‘음식 이물사고’ 책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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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8-05-2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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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앱, 식품위생법 사각지대

  • 이물질신고 의무화 법안 발의

  • 업계 “블랙컨슈머 막을 길 없어, 소상공인 보호장치 마련해야”

배달의민족 [아주경제 DB]


배달의민족·요기요 같은 배달애플리케이션에 배달음식 이물신고를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즉 배달음식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배달업체도 일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배달앱 업계는 법안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블랙컨슈머(고의사고로 기업을 협박하는 소비자) 발생과 이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를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3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배달앱을 ‘식품 통신판매중계자’로 정의하고, 이들 업체를 통해 받은 배달음식에 이물질 혼입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물사고를 식약처 등에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배달앱 업체에는 과태료나 벌금형이 부과된다. 식품위생법을 보면 이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이 내려진다.

이번 개정안은 1~2인 가구가 늘면서 급성장 중인 배달앱에도 배달음식 이물사고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음식 관련 배달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5000억원으로, 전체 배달음식 시장(15조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도 덩치가 커졌다.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2015년 495억원에서 2016년 849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62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15년 249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이듬해인 2016년 25억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엔 21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월간 순이용자도 600만명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을 뒤쫓고 있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알지피코리아는 지난해에만 950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249억원 적자에서 2016년에는 25억원 흑자로 반등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 [아주경제 자료사진]


시장은 커졌지만 위생관리에는 허점이 많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배달음식과 외식이 전체 식품이물 위해신고 가운데 20%가량을 차지하지만 배달앱으로 주문하는 음식은 실태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일반 식품업체와 달리 배달앱은 식품위생법 적용을 받지 않아 식품이나 음식에서 나오는 이물사고에 대한 신고 의무가 없어서다.

이러다 보니 이물사고가 나더라도 배달앱과 음식점이 자체적으로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데만 그친다. 반면 식품위생을 책임질 관계 당국은 사건 자체를 파악할 수 없어 사고 재발을 막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도자 의원도 “배달앱이 광고주인 음식점 눈치를 보지 않고 식품 위해사건을 신고할 수 있게 해 식품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배달앱 업계는 법안 자체에는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실과 다른 악성민원을 일삼는 블랙컨슈머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A배달앱 관계자는 “법안 취지에 동의한다”면서 “조리부터 배달에 이르는 과정에서 배달앱의 신고 범위와 책임 소재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B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 사업자들은 꾸준히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번 법안도 그런 측면에서 원론적으로 공감한다”고 운을 뗀 뒤 “단 블랙컨슈머가 배달음식을 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무고한 신고를 남발할 수 있는 만큼 이로부터 업소를 보호할 장치 등 세부적 조치들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소비자 전체의 이익을 향상하려면 온라인과 모바일 배달앱에만 한정해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오프라인 업소 관리 등 전체 배달음식 시장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입법이 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아한형제들과 알지피코리아는 지난해 4월 식약처와 식품안전정보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같은해 11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전 음식점의 영업등록 여부,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처분 이력, 음식점 위생등급제 등을 미리 보여주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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