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내린 정의선 부회장, '개혁과 변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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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5-2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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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당성 확보하고 시장 공감대 얻는 최적의 방안 찾을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 분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한 21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구조개편안에 대해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무리한 표 대결을 펼쳐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잃는 것보다 개편작업이 지연되더라도 시장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재추진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행 대신 수정 택한 정의선

현대모비스 모듈·애프터서비스(AS) 사업 분할합병 계획 철회는 지난주 말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뒤 정 부회장이 내린 결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계획 철회 필요성이 현대차그룹 내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부터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년간 준비해 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개편작업이 순탄하게 흐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단 반대 권고 이후 상황은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 뉴욕을 전격 방문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측은 “시장 점검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개편 철회가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주식에 투자한 미국 월가의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만났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오는 29일까지 국민연금을 설득해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나 정부에 ‘합격점’을 받은 개편안이기 때문에 표 대결에서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명운이 달린 지배구조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싶진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현대차가 표대결을 펼쳤을 경우 개편안 가결 여부와는 관계없이 뒤따르는 논란에 현대차그룹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미래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정 부회장은 시장의 지지와 미래사업을 모두 고려한 완벽한 개편안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편안 어떻게 달라질까

이제 관심은 현대차그룹의 다음 수순에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하겠다는 계획만을 내놓았을 뿐, 추후 일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업계와 시장에선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을 재조정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주주환원 정책도 더해질 전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기존 개편안을 활용하는 방법 가운데 시간적 촉박함을 고려하면 수정안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들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분할·합병 비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단순히 분할‧합병 비율 조정에서 그치지 않고 개편안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미래성장전략을 고려하면 모비스의 분할‧합병은 여전히 유력하다.

김준성 메르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차·모비스 3사 동시 분할·합병안도 가능하다"며 "모비스의 두 분할 회사를 먼저 상장시키고 상장된 시가 기준으로 글로비스 합병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분할 철회 과정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정 부회장의 의중이 확연히 드러났다”며 “시장의 지지와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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