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인물전] 중졸에 난독증이지만 350개 계열사 CEO가 된 사나이, 리처드 브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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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04-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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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7월 18일 영국 런던 외곽의 블랙히스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금발 사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으로 훗날 영국 버진그룹(Virgin Group)을 창업한다. 리처드 브랜슨는 자유롭고 모험심 강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브랜슨이 네 살 때 어머니와 드라이브를 나간 적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차를 세우고 브랜슨을 혼자 둔 채 집에 가버렸다.

졸지에 미아 신세가 된 브랜슨은 스스로 길을 찾아 집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의 브랜슨에겐 어려운 과제였다. 결국,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어머니는 브랜슨이 독립심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그런 강수를 둔 것이다. 어머니의 특이한 교육철학이 브랜슨을 모험심 강한 사내로 만들어줬다. 브랜슨은 훗날 열기구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며 버진그룹을 홍보하기도 한다.
 

리차드 브랜슨[사진=David Shankbone]

하지만, 브랜슨에게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그가 학교에 입학해 교과서를 펼쳤지만,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브랜슨은 난독증이 있었다.

핵을 보기 힘들었던 브랜슨은 공부보단 운동에서 재능을 보였다. 학교 축구부 대표를 맡기도 했다.

브랜슨은 17세 때 학교를 중퇴하고 다락방에서 '스튜던트'란 잡지를 만든다. 혼자 잡지 기획부터 취재, 편집까지 브랜슨이 도맡아 했다. 이런 특이행동을 본 교장 선생님은 "브랜슨이 감옥에 가거나 백만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브랜슨은 결과적으로 두 가지를 다 이뤘다.
 

버진그룹 계열사

청년 문화를 소개한 잡지 '스튜던트'는 돌풍을 불러왔다. 첫 잡지 발행에 2500파운드의 수익을 올렸다. 런던에 가게를 내고 음반광고가 줄을 섰다.

브랜슨은 녹음실을 만들어 1970년에 레코드 회사를 설립한다. 버진 레코드의 시작이다. 마이크 올드필드, 컬처 클럽, 섹스 피스톨즈 등의 인기 뮤지션이 버진 레코트의 녹음실에서 음반을 만들고 판매했다.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레코트 사업 초반에 수출용 음반을 국내에 판매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결국, 불법 음반 판매로 감옥에 갇혔다.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

하지만, 작은(?) 시련을 무릅쓰고 브랜슨은 사업에 흥미를 느꼈다. 재미있어 보이는 분야에 뛰어들었다. 미디어, 유통, 통신, 콘돔 등 버진그룹은 약 350개 정도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브랜슨이 사업을 대하는 자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푸에르토리코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브랜슨은 갑자기 항공기가 취소된 사실을 통보받는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비행편을 알아보지 않았다.그 자리에서 급하게 문구를 적었다.
 
‘버진항공사, 푸에르토리코행 편도, 39달러’

2000달러에 비행기 한 대를 임대한 브랜슨은 공항에서 승객을 모았다. 비행편 취소로 난감했던 사람은 브랜슨뿐만 아니었다. 버진항공사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많았다. 비행기는 승객을 태우고 푸에르토리코로 떠났다. 비행기 임대비용은 승객이 낸 요금으로 지급했다. 이것이 버진 애틀랜틱 항공의 시작이다.
 

버진갤랙틱의 항공기 모습[사진=giphy]

브랜슨의 목표는 이제 우주다. 우주여행 사업을 위해 우주항공사업체 버진갤랙틱을 설립했다. 지난 2014년 11월 버진갤랙틱의 민항 우주선이 실험 비행 중 폭발한 사건이 있었다.

브랜슨은 "사고의 잘못을 파악한 뒤 만약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계속 꿈을 안고 가겠다"라고 밝혔다. 실패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는 브랜슨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브랜슨은 "우리 인생 80%는 일하느라 보낸다. 우린 퇴근 후 재미를 찾으려 하는데, 왜 직장에서 재밌으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바꿔 성공해내는 완벽한 인물로 보이지만, 그는 약점이 많은 사나이다.

창업 당시 학력과 경험은 부족했고 난독증에 대중 앞에서 발표하기도 겁냈다. 하지만,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으로 바꿨다. 브랜슨의 경험을 8가지로 간략하게 정리했다.
 

만화 심슨에 나온 리처드 브랜슨[사진=giphy]

1. 리처드 브랜슨은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걸 싫어한다. (Richard Branson hates public speaking.)
하지만 그는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걸 지인과 같이 1대1로 대화하는 것처럼 여기기로 했다. 그의 앞에 있는 많은 관중에 집중하기 보다, 자신이 한 사람에게 말한다고 상상해서, 무대공포증이 아닌 그의 인격이 더 빛나게 했다.

2. 리처드 브랜슨은 경험이 부족했다. (Richard Branson had a lack of experience.)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경험보다는 제공하려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집중했다. 신문 사업을 시작했던 때에도, 그는 그 분야에서의 경험이 전무했다. 대신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이 부족하다고 알렸다. 신문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젊은 세대의 목소리로 관점을 옮겼고, 성공하게 됐다.

3. 리처드 브랜슨은 난독증이 있다. (Richard Branson has Dyslexia.)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장애조차 자신의 비즈니스의 일부로 만들어서, 연설을 읽기보다는 귀를 기울였고, 긴 문장보다는 시각 자료를 제공했다. 그가 캠페인의 메시지를 빨리 이해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4. 리처드 브랜슨은 가방 끈이 짧았다. (Richard Branson was Academically challenged.)
하지만 그는 이것을 더 대단한 걸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았고, 이를 받아들이고 학교를 중퇴하고 자신의 비전을 따랐다. 학점이 그의 자부심이나 꿈에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았으며, 오직 자기 자신에게 매긴 학점만 땄다.

5. 리처드 브랜슨은 쉽게 질린다. (Richard Branson gets bored easily.)
하지만 이 아이디어에서 다음 아이디어로 옮겨 타면서,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자신의 비전을 따라갔다. 새로운 사업을 벌일 때에는 언제든 처음부터 철저히 구축하는데 몇 달을 들였고, 이후에는 그가 다른 대단한 아이디어로 옮겨갈 동안에 그 사업을 운영할 사람들을 채용했다. 이런 식으로 쉽게 질리지 않을 누군가에게 경영을 위임하면서, 그는 그 사업이 지루해질 여지를 두지 않았다.

6. 리처드 브랜슨은 빨리 해고하기 싫어한다. (Richard Branson doesn’t like to fire quickly.)
하지만 그는 그의 회사를 다른 모든 회사들처럼 만드는 게 아니라, 각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면서 약점을 받아들였다.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고용주들 간에 강력하게 연결하는 게 중요했으며, 리처드 브랜슨은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그의 사업을 가정처럼 경영한다.

7. 리처드 브랜슨은 부끄럼을 탄다. (Richard Branson was shy.)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끄러움보다는 말하는 내용과 그가 가진 지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는 자신이 논의하기 좋아하는 주제에서 많이 배운다. 대화를 하면서 긴장을 풀기 위해 사람들을 웃기면 다른 사람과 있을 때 더 편안하게 느낀다.

8. 리처드 브랜슨은 컴퓨터에 약하다. (Richard Branson is not computer-savvy.)
하지만 그는 자신을 위해 컴퓨터로 하는 모든 업무를 해 줄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모든 디지털 업무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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