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바뀐 세계시장…삼성ㆍLG, 인도ㆍ베트남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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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3-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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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3년간 미국ㆍ중국 수익성 악화…글로벌 업체 경쟁 심화 탓

  • 삼성 인도법인 순이익 100%↑ㆍLG 81%↑…베트남서도 약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시장 지형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반면, 신흥시장인 인도와 베트남에서는 내실을 다지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내는 모양새다.

◆ 삼성‧LG, 최대 시장 美서 동반 적자

26일 삼성전자와 LG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해외법인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휴대폰을 포함한 가전 등 판매를 총괄하는 미국법인(SEA)은 지난해 7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순이익은 2015년 2681억원에서 2016년 2461억원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최근 3년간 3.5%씩 감소했다. 2015년 35조7664억원에서 2016년 34조5217억원, 지난해 33조3293억원까지 매년 1조원가량 줄었다.

LG전자 가전 판매를 총괄하는 미국법인(LGEUS)도 지난해 8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512억원 순이익에서 2016년 1182억원으로 순손실을 기록하더니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최근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호조로 매출은 최근 3년간 평균 14.9%씩 늘면서 외형성장을 이뤘다. 2015년 6조8552억원에서 2016년 7조8475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 9조485억원까지 증가했다.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를 총괄하는 미국법인(LGEMU)은 최근 3년간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매출은 2015년 6조5588억원에서 2016년 6조13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5조1783억원까지 매년 평균 11.1%씩 감소했다. 순이익도 지난해 9588억원으로 최근 3년간 70%가량 감소했다.

현지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심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비롯해 환율, 법인세 등 여러 요인이 수익성을 결정한다"며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시장을 장악 중인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순손실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 中 현지 업체 공세 탓에 매출 반 토막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양사 모두 최근 3년간 중국법인의 매출이 반 토막이 났으며, LG전자의 경우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우 삼성전자 중국법인(SCIC)은 매출 5조1337억원, 순이익은 26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 10.0% 감소했다. LG전자 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5564억원)은 전년 대비 27.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순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지원과 큰 내수시장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워 온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중국시장에서 양사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 스마트폰 점유율의 경우 삼성전자는 2012년도만 해도 20%에 육박해 현지 시장 1위였지만, 지난해는 1%까지 주저앉았다. LG전자는 0.2%대에 불과하며 지난해부터는 아예 신형 스마트폰을 중국시장에 출시하지 않고 있다.

LG 관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기술이 범용화되고 중국 내 현지 브랜드가 급성장하며 추격하고 있다”라며 “북미와 유럽, 중동 등 지역에 집중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뜨는 인도‧베트남 新시장…성장잠재력↑

미국과 중국 ‘G2’ 시장에서 주춤한 양사는 신흥시장인 인도와 베트남에서 최근 3년간 뚜렷한 외형 성장을 이끌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인도에서 외형 성장을 비롯해 수익성도 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도법인(SIEL)은 매출 10조3939억원, 순이익 6544억원을 기록해 2015년보다 각각 29.8%, 100.5% 늘었다. LG전자 인도법인(LGEIL)은 매출 2조6437억원, 순이익 2330억원을 기록해 2015년 대비 각각 16.5%, 81.6% 증가했다.

베트남에서도 약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은 매출 19조3440억원, 순이익 2조79억원을 기록,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4.9%, 순이익은 3.1% 늘었다. LG전자 베트남법인(LGEVH)은 매출 2조6469억원, 순이익 100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208.5%, 2301.7% 증가했다.

삼성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 모두 성장잠재력이 큰 곳인 만큼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며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1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베트남은 최대 해외생산 기지로서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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