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제로 시대와 글로벌 금융 빅뱅] IMF 위기 극복 원동력은 '금융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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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8-03-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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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

  • 부실기관 퇴출ㆍ은행 구조조정…기업ㆍ노동ㆍ공공개혁 동시에 펼쳐 성공

"위기 극복의 모델 국가, 또 다른 아시아의 기적, 아시아 회복을 이끌고 있는 국가···."

1999년 당시 한국을 바라본 주요 외신들의 반응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이 2년 만에 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금융·재벌·공공·노동 개혁 정책과 정보통신기술(ICT) 벤처 열풍으로 꺼진 경제 불씨를 되살렸고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의 헌신으로 대외 신인도를 높이며 IMF 파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와 해외 채권기관들의 급격한 자금 회수, 비효율적 자원 배분, 고정환율제 시행, 국제 채권·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금융감독시스템 부재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비민주적 시장경제 질서·관행으로 인해 모럴해저드가 보편적으로 이뤄지던 시기였다. 특히 정부 주도의 경제 시스템과 정경유착, 관치 금융에 의한 재벌지원, 재벌들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과 과다 채무, 부실한 금융기관 등은 우리 경제의 암 덩어리였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36.6%는 IMF 외환위기가 외환보유고 관리, 부실은행 감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응답했다. 32.8%는 대기업의 부도를 불러온 정경유착의 경제구조 및 부정부패 시스템이 원인이었다고 대답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1998년 들어선 김대중 정부는 집권 초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병행발전'을 앞세워 IMF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집중했다. 특히 금융·기업·노동·공공 개혁과 시장개방 등 정책적 전략은 IMF 위기극복에 주효했다. 

실제로 정부는 부실금융기관을 우선 퇴출하고 합병했다. 제일은행 해외매각 등 은행 구조조정은 4대 부문 구조개혁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외신들은 "일본이 10년에 걸쳐서도 못한 일을 한국이 2년도 채 안돼 처리했고, 어떤 나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금융개혁을 할 수 없다"고 호평했다. 

김우중 회장 사퇴와 대우 해체, 재벌 탈세 수사 등 재벌 개혁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재벌들은 지배주주(오너)의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독단경영, 소액주주 배제, 과다 차입경영과 도덕적 해이, 불공정 거래와 금융시장 독식 등을 서슴지 않았다. 정부의 재벌 개혁 발표가 '재벌과의 전쟁'으로 불린 이유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아졌다. 노사정협의회가 출범했고 이를 통해 노조가 정리해고를 수용하며 노동개혁을 앞당겼다. 1999년 4월 서울 지하철 파업은 실패했다. 이는 국민이 위기극복을 저해하는 노동불안을 더 이상 원치 않았고, 강성노조가 외면받았기 때문이었다. 

시장개방도 급물살을 탔다. 사실 IMF 위기 초기만 해도 외국자본에 배타적이었다. 위기 이후에는 외국인투자규제 완화와 철폐 등 투자 환경에 변화를 줬다. 투자 환경 개선으로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세계화에 순항하는 국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임원혁 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국민들은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 단합을 구조조정 및 개혁 노력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며 "포용적 성장을 통해 사회 응집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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