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성인(聖人)의 죄인(罪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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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함원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입력 2018-03-0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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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함원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맨날 공자, 맹자 같은 이야기만 하면 누가 관심을 갖겠어요."

무더기로 휩쓸려 가입된 고교 동창 단체카톡방을 통해 받은 문자 속에 들어 있는 말이다. 영양가 없는 소리를 부지런히도 퍼나르는 게 요즘 문자 폭탄들인데 이 이야기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은 <논어>, <맹자>는 읽었을까? 집에 책 한두 권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읽지 않았을 거야. 깊이 있게 생각하며 제대로 읽었으면 절대 이런 소리 못해"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서생은 은퇴 후 7년 넘게 논어, 맹자를 배우며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 더구나 자칫 잘못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많아 틀리게 읽지 않으려고 언제나 긴장하면서 읽고 있다. 특히 논어는!

최근 작고한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은 논어를 좋아해 자신이 좋아하는 논어 100구를 조그마한 수첩에 적어 가지고 다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 항상 꺼내어 읽으셨다 한다.

그는 그 수첩을 바탕으로 <논어 백가락>이라는 책을 쓰셨고, 내 친구 같은 요즘 사람들이 '공자 말씀'이라고 비아냥대는 논어를 '평범 속의 위대함'이라고 규정했다.

그런데 최근 헌책방에서 <논어 백가락>을 구입해 읽어 보니 논어를 그렇게 좋아하셨던 황 선생님도 누군가에게 잘못 배우신 것인지, 깊이 따져보면서 읽지 않으신 탓인지 책 머리부터 잘못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논어 맨 앞에 나와 누구나 아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의 시(時)를 "때때로"라고 풀으셨는데, 이는 시가 사전적으로 '때 시'여서 '때때로'라고 해석하기 쉽지만 시는 often이 아니다.

논어, 맹자에서 시(時)는 농부가 농사일을 함에 있어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해야 하는 것과 같이 익힐(習) '시기를 놓치지 말고(timely)', '시간 날 때마다 항상 그리고 열심히(constantly)'의 의미가 담겨 있다.

누구나 시간이 날 때마다 논어를 읽기를 권한다. 특히 각 분야 지도자급에게는 논어가 필독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읽을수록 새로운 맛이 담긴 고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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