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매스스타트 銀’ 김보름, 큰절 올리며 ‘속죄의 눈물’ “반성한다,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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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2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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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의 김보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생애 첫 올림픽 메달. 역사적인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1호 은메달. 그러나 ‘팀추월 논란’으로 온갖 비난에 시달린 김보름은 웃지 못했다. 대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속죄의 눈물이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이 주 종목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팀추월 논란’을 딛고 독하게 따낸 은빛 레이스였다.

김보름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32초99를 기록하며 일본의 다카기 나나(포인트 60‧8분32초87)에 이어 2위(포인트 40)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보름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설움을 씻고 올림픽 생애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김보름은 평창올림픽부터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1호 은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안았다.

경기 내내 중위권에서 체력을 아끼며 기회를 엿본 김보름은 마지막 4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놀라운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를 마친 김보름은 곧바로 코칭스태프에게 다가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태극기를 손에 쥔 김보름은 트랙 위에 내려놓은 뒤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사죄의 의미도 담았다. 이어 김보름은 천천히 트랙을 돌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보름이 관중들을 향해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보름은 앞서 출전했던 팀추월 종목에서 ‘팀워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팀추월에서 같은 팀으로 나선 노선영을 배려하지 않는 주행으로 ‘왕따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공식 사과 기자회견까지 열리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 때문에 매스스타트에 나서는 김보름을 향한 응원보다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 생각나는 말이 ‘죄송합니다’ 밖에 없다”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보름은 “경기하는데 힘들었는데 관중들이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며 “이번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좋은 성적으로 끝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기뻐할 수 없었다. 김보름은 “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방송카메라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트랙을 벗어났다.

김보름은 이어진 시상대 위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올림픽 역사상 가장 무거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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