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매체들, 문 대통령 방북 초청에 대북압박 와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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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2-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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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했다는 소식에 주요 서방 매체들은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관련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특히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이 극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대북압박 정책을 두고 한·미 공조가 약화될까 경계하는 모습이다.

미국 백악관은 10일 김정은의 문 대통령 방북 초청에 대한 공식 입장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 "한반도 갈등 완화 계기··· 한·미 간극은 경계" 

CNN은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는 현재의 상황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매체는 9일 개막식에서 북한 인사들과 가까이 앉은 마이크 펜스 대통령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 있었다”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워싱턴까지는 전달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 북한의 적극적인 대화공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조용히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폭풍 전 고요’일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의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은 "소원해진 남북관계를 빠르게 데우는 징후"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위해 최대의 압박을 이끌어온 트럼프 행정부에는 실망을 안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WP는 문 대통령을 “'햇볕정책'의 정치적 후계자“라고 소개하면서, 펜스 부통령이 방한 내내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는 데 치중한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한·미 정부 간 간극이 노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서 대화공세에 나선 저의를 미국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WSJ에 지난 20년 동안 북한과의 대화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기보다는 대북 압박을 낮추는 결과만 낳았다며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초청에 대한 수용 여부를 두고 한국이 북·미 사이에서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WSJ는 "한국이 초청을 받아들일 경우 북한 핵억제를 두고 미국과의 이견이 생기는 위험이 생길 수 있고, 거부할 경우엔 한반도 갈등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대북 제재와 거친 ​​수사를 통해 대북압박을 유지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의 매력공세에 휘말릴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맺는 것을 말려 왔다"면서 “북한의 제안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분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펜스 부통령 "한·미·일 공조 빛 샐 틈 없다"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간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대화공세를 경계하고 한·미·일 대북압박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은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과 10일 오후 올림픽 경기를 함께 관람했지만 방북 초청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경제 및 외교 압박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10일 밤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도 한·미·일 공조를 확신했다. 그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의 공조는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또한 펜스 부통령은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가식적인 선전전이 세계 무대에서 무사통과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는 김정은 정권의 폭압과 위협에 눈감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으며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그의 방한 일정도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를 거듭 확인시켰다. 펜스 부통령은 조심스럽게 기대를 모으던 북·미 접촉을 택하지 않고 대신 천안함 기념관 방문, 탈북자 면담 등 북한의 잔혹성을 부각시키는 행사에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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