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과함께' '코코'가 죽음을 다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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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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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소재로 한 두 영화[사진=영화 '신과함께' '코코' 메인 포스터]

최근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은 공교롭게도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인기 영화’에 웬 섬뜩한 키워드냐”고 하겠지만, 이 작품들은 ‘죽음’을 단순히 무섭고 두려운 것으로 표현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과 이해, 용서, 성장의 과정을 녹이며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죽음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과 애니메이션 ‘코코’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올해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과함께’가 그리는 ‘죽음’ 혹은 ‘저승 세계’는 이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지닌다. 살인 지옥, 나태 지옥, 거짓 지옥, 불의 지옥, 배신 지옥, 폭력 지옥, 천륜 지옥까지 7개의 지옥을 통해 한 인물의 삶을 돌아보고 그에 따른 죗값을 치르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승에서 저지른 직간접적 잘못을 추적해나가며 관객들 역시 동요(動搖)를 느끼게 된다. 특히 한국적 정서가 녹아있는 ‘천륙지옥’ 편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신과함께’의 관계자는 “영화의 정서나 드라마가 따듯하기 때문에 10대부터 60대 관객들까지 아우르게 된 것 같다. 젊은 세대가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어 하므로 다양한 관객층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죽음’을 그린 작품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감독 리 언크리치)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황홀하고 기묘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코코’의 죽음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와 깊은 관계가 있다. 한 인물의 삶을 돌아보고 그가 지은 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신과함께’와는 달리 ‘코코’는 “죽음 뒤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떠난 이들과 더불어 남겨진 이들에게도 따스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이는 영화의 배경인 멕시코의 정서에서 따온 것이라고. 리 언크리치 감독은 가족이라는 보편적 공동체와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은 자들에게 잊히는 것이 진정한 죽음”이라고 전하고 있다. 삶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육체의 죽음은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코코’가 이승보다 저승을 더 화려하고 생기 넘치게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7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영화 ‘신과함께’는 누적관객수 1303만 9668명을, ‘코코’는 누적관객수 106만 9986명을 돌파했다. 영화의 흥행 질주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시각과 정서를 제안, ‘죽음’이라는 소재를 폭넓게 사용한 두 작품의 이유 있는 흥행 질주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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