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제·수입관세 인하 ‘불똥’…中 분유업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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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7-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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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당 브랜드 3개·품목 9개로 제한

  • 내년 1월부터 분유배합 등록제 시행

  • 분유 수입 기본 관세율도 0%로 낮춰

 

[그래픽=김효곤 기자]


중국의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영유아용품 시장, 그 중에서도 조제분유 등 영유아 식품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 조제분유 배합등록제(이하 등록제)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이 나와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 등 해외 업체들은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등록제 시행을 중국 프리미엄 분유 시장을 적극 공략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여기에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로 중국내 시장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것도 해외업체엔 호재다. 반면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 가격 경쟁에서 해외 업체에 밀릴 것을 우려한 중국 업체들은 현지 업체에 불공평한 조치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일부터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를 시행해 분유 수입 기본 관세율이 기존 20%에서 0%로 낮아졌다.

이어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내년 1월부터  ‘영유아 조제분유 제품 배합 등록 관리 방법(이하 방법)’을 시행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조제분유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방법에는 공장 한 곳에 등록 가능한 조제분유 브랜드를 3개로, 품목은 9개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중국의 106개 영·유아 조제분유 생산업체는 2000여개의 분유배합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한 업체의 분유배합 등록 수가 180개에 달해 품질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조제분유에 대한 안전문제가 대두됐다.

조제분유 생산업체들이 판매 촉진을 위해 적정 기준보다 과도하게 많고, 질 떨어지는 배합을 내놓은 것이 시장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고 판단한 당국이 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관리하고자 등록제를 시행한 것이다.

마푸샹(馬福祥) 중국 CFDA 특수식품등록관리사(特殊食品註冊管理司) 부사장은 “등록제 시행은 마케팅 효과를 노린 무분별한 배합 등록을 억제하고 시장을 규범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 부사장은 “현재 중국 영·유아 조제분유시장에는 과도한 조제분유 배합등록, 광고마케팅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등록제 시행 배경을 전했다.

등록제 시행을 앞둔 중국 조제 분유업계는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중국의 조제분유 배합등록제 심사 분야는 △배합 △라벨지 △가공·생산 설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며 분야별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과 관리 기준을 요구한다. 이로써 분유 품질 문제가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졌지만 등록제 심사 기준에 못 미치는 업체들의 집단 시장 퇴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리(伊利), 멍뉴(蒙牛), 쥔러바오(君樂寶), 베이인메이(貝因美), 페이허(飛鶴) 등 중국 분유업계 선두기업은 이미 배합 등록을 마치고, 등록제 시행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왕전타이(王振泰) 베이인메이 동사장은 “등록제 시행은 특히 대형 유제품 업체에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등록제로 인해 분유 안전성을 위협하던 브랜드, 제품들이 사라지고 고품질의 제품만 남게 돼 중국 분유시장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중소기업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쑹쿤강(宋昆岡) 중국유제품공업협회 명예 이사장은 “조제분유업계 내 많은 중소기업의 인력·연구개발(R&D)·관리 능력은 상당히 미흡한 상태”라며 “이들은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배합등록을 포기하고 기존 제품의 재고 소진을 선택하는 등 스스로 시장 퇴출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소 분유업체 관계자는 “분유 품질을 높이고 안전문제를 관리한다는 차원의 등록제 시행은 환영한다. 하지만 이는 업계 선두기업 이른바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라며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떨어진 소비자 신뢰도가 최근 회복되는 와중에 등록제 시행 소식이 전해져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최근 시행된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를 언급하며 “수입 관세 인하로 해외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입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조제분유시장 내 판매되는 중국산 제품 비율이 수입품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 이들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CFDA에 등록된 759개의 조제분유배합 중 중국 제품은 577개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쑹량(宋亮) 베이인메이 유업 전문 애널리스트는 “분유배합 등록 규모를 보면 중국 제품이 대부분으로, 품목 측면에서는 해외 업체보다 우위에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만큼 물량 공세보다는 질적 경쟁에서 우세인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며 “향후 중국 조제분유 시장, 특히 프리미엄 분야에서 중국과 해외 업계 간의 치열한 경쟁이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영유아 식품 시장은 중국 ‘1가구 2자녀 정책’에 따른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까지 0~6세 중국 영유아 인구가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영유아 분유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에 814억9000만 위안(약 13조4051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485억2000만 위안) 대비 무려 68%가 급증했다. 즈옌(智研)리서치는 “지난 3년간 영유아 분유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며 “올해와 내년 시장 규모는 각각 1144억4000만 위안, 1297억 위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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