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용철 호전실업 회장 “스마트팩토리 도입, 의류공장 리턴”…의류업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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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기자
입력 2017-11-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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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호전실업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류산업에도 스마트 의류 공장을 도입, 해외로 나갔던 의류제조 공장들을 다시 국내로 들어오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 유대길 기자]


“다시 우리나라 의류 공장에서 직접 봉제한 옷을 판매, 유통하는 시대를 반드시 열 겁니다.”

1960~1970년대 대한민국 산업발전을 주도했던 섬유‧패션산업의 부흥을 다시 한국에서 일으켜 보겠다고 나선 박용철 호전실업 회장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났다.

스마트 자동화 공정과 첨단설비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에 독자적인 의류생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박 회장이 제시한 목표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로 뿔뿔이 흩어진 의류 공장들을 다시 우리나라로 리턴할 수 있게 국내 의류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 의류 공장 도입에 성공, 해외로 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국내로 들어오면 현 정부의 핵심정책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질 뿐 아니라, 세계 패션산업을 선도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게 그 이유다.

박 회장은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면 의류산업에선 오히려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 있는 대규모 제조 공장과 같은 것이 아닌, 현재 우리나라 창신동 봉제 골목 규모로도 충분히 인공지능(AI) 및 정보기술(IT) 전공자들이 대거 봉제공장을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패션‧의류시장에서 소비자의 유행과 스타일에 맞춰 주려면, 이젠 의류제조업의 형태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박 회장 지론으로, 그는 향후 지역별 의류 제조공장이 갖춰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 회장은 “향후 소비자들은 주문 단계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색감까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선택,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 고장 별로 소규모 의류 스마트팩토리를 두고, 바로바로 제조해 소비자가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의류제조 공장이 전무한 점을 꼬집었다. 당장 의류제조 공장부터 한국으로 리턴하도록 만드는 게 박 회장의 최우선 과제다.

이에 올초 박 회장은 큰 결심을 했다. 전반적인 회사 경영을 조카인 박진호 공동대표와 싱크탱크 역할을 할 임원급 3명에게 태스크포스 운영 방식으로 맡겨두고, 자신은 우리나라 전체 의류산업 변화를 이끌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 첫 번째 액션플랜이 바로 지난 7월 서울대학교와 손을 잡은 ‘의류 스마트팩토리’ 기술 연구개발이다. 이 연구사업을 호전실업은 과감하게 첫 시범케이스로 적용됐다. 디자인부터 품질검사를 마쳐 의류가 나올 때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호전실업 인도네시아 공장에 도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류는 원단이기 때문에 다른 제품들처럼 3D 프린트나 스마트화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한국 의류산업 발전을 위해 먼저 나섰다. 2022년까지 5년간에 걸쳐 호전실업의 의류 제작공정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팩토리 환경이 구축될 예정이나, 아직까지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이번 시도는 박 회장이 그동안 호전실업을 키워온 것처럼, 남들이 어려워 하는 분야를 선제공격한다는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호전실업은 남이 하지 않는 특수 분야에 집중한다는 결단으로 스포츠의류 생산에 뛰어들었고, 지금은 총 15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팀복과 고기능성 의류를 납품하는 기업이 됐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의 스포츠 팀복을 호전실업이 도맡아 할 정도다.

이런 그가 이젠 호전실업을 넘어 한국 의류산업 전체에 혁신을 가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자식의 세대에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의류명가”라며 “장인정신으로 집중해 온 만큼 최고로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다음 세대 경영진은 의류명가를 넘어 섬유명가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류 제조의 근간이 되는 실, 원단, 각종 부자재를 모두 아우르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일괄생산이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최근 사업 분야에서도 또 다른 도전에도 나섰다. 자체 개발 브랜드 ‘쎈텐’을 전면에 앞세운 것. 학생복 브랜드인 ‘쎈텐’을 앞세워 또다시 ‘남들이 하지 않는 특수 분야’에 시동을 건 것이다. 교복시장 외에 학생들만을 위한 의류 대리점이 없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박 회장은 “학교근처 교복 대리점들이 동복과 하복을 판매하고 나면, 한 시즌 내내 사업이 어렵다는 점을 생각했다”며 “쎈텐을 학생 특수 브랜드로 내세워, 이 대리점 매장들을 학생이 필요로 하는 ‘의류생활품 학생전문용 매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게는 ‘학생전문용 매장’이란 색다른 시장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류‧패션 산업의 트렌드를 앞서 바꾸려는 박 회장이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의류공장들을 다시 한국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용철 호전실업 회장.[사진= 유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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