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학산업 선진화 거목' 이수영 OCI 회장 별세…정·재계 인사 조문 이어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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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문지훈 기자
입력 2017-10-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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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OCI 회장이 2014년 미션솔라에너지(MSE) 준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던 당시의 모습. [사진=OCI 제공]


50여년간 화학 외길을 걸어온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향년 75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2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수영 회장의 빈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장남인 이우현 OCI 사장과 차남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 등 유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조문객을 맞이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부고 소식을 듣자마자 21일 저녁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많은 정·재계 인사들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방문했다. 최창걸 영풍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경기고 인맥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 회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으며 김윤 삼양 회장과 김영배 경총 부회장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김윤 삼양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너무 정직하고 항상 정도(正道)를 가시는 분이었다"며 "평소에 존경하는 기업인이셨는데 갑작스레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이병무 아시아시멘트 회장도 빈소를 찾았으며 정치인 중에서는 유인태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고인을 추모했다.

백우석 OCI 부회장은 "비록 일흔을 훨씬 넘기신 연세였지만 최근까지도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회사경영을 직접 지휘하셨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학 한우물' 경영···글로벌 제휴 통해 국내 화학산업 선진화

1942년 9월 5일 서울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부친 송암(松巖) 이회림 창업주의 장남이다. 1969년 그룹 계열사인 청구목재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기업인으로 첫 발을 내딛은 뒤 1년 만에 그룹 모체인 동양화학공업 전무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경영자 수업을 받았다.

당시 동양화학공업은 사세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직전에 세계경기 불황의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부친은 자신을 돕고 장기적으로 뒤를 잇도록 하기 위해 장남을 회사로 불러 들였다.

그는 국내 최대 무기화학업체인 동양화학공업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다지면서 고무 촉진제 등 정밀화학제품과 전자재료자동화사업 등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등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1976년 부사장, 1979년 사장, 1992년 부회장에 이어 1996년 회장에 취임, 2세 경영체제를 완성했다.

특히 이 회장은 당시 흔하지 않았던 해외 유학파로서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감각을 살려 사업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했다.

프랑스 롱프랑사와 화이트 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1975),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와 탄산카리 사업을 하는 한국카리화학(1980, 현 유니드), 독일 데구사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를 생산하는 오덱(1985), 일본 스미토모 화학과 반도체 약품을 생산하는 동우반도체약품(1991) 등 다수의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인수·합병(M&A)에도 수완을 발휘해 1995년 미국 와이오밍주에 소재한 당시 세계 3위 규모의 천연소다회 생산회사인 롱프랑 와이오밍의 지분 51%를 매입,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1년 만에 회사를 흑자기업으로 돌려세웠다. 2001년에는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석유, 석탄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6년에는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화를 결정, 2008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이같이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 OCI는 3년만에 글로벌 '톱(Top) 3' 메이커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9년 사명을 OCI로 교체한 뒤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에 이어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도전해 2012년 400㎿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하고 지난해 완공했다.

◆OCI, 이우현 사장 '3세 경영체제' 본격화

이 회장의 별세로 OCI그룹은 3세 경영체제 전환을 앞두게 됐다. OCI는 장남 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데다 동생들의 경우 독립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두고 잡음이 없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OCI그룹은 이우현 OCI 사장 체제를 본격화하게 된다. 1968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이 사장은 2005년 OCI의 전신인 동양제철화학 전무로 입사했다. 이후 2007년 사업총괄 부사장(CMO)에 이어 201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왔다.

한편 이 회장은 오는 25일 오전 8시 영결식 후 경기도 동두천시 소재 예래원 공원 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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