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완전자급제 통신시장 판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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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7-10-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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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비 안정화 위한 유일한 대안” vs “면밀히 들여다봐야…부작용 우려”

  • 법안 도입 속도 붙을 것으로 예상…통신시장 만병통치약 갑론을박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통신비 인하 절감 대안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국회를 중심으론 완전자급제 법안 도입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SK텔레콤 등 관련 사업자 일부도 찬성의 입장을 밝히면서 통신시장 구조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단말기 자급제는 휴대폰 구입과 개통의 이원화를 꾀하기 때문에 현 시행되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가 전제로 된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완전자급제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제도 도입에 탄력이 붙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단말기 자급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완전자급제가 통신비 안정화를 위한 해결책으로 수 차례 거론됐다. 민주당의 김성수 의원과 신경민 의원 등도 완전자급제 법안을 추가로 발의할 것으로 알려지며 관련 논의가 확산되는 형국이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통신비 절감을 위해 과기정통부가 노력한 것은 인정하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을 강구해야한다”며 “소비자들은 복잡한 통신요금 구조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크다”며 단말기 자급제가 통신시장 구조 안정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주요 사업자 일부도 찬성표로 기울었다. 이통사 CEO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완전자급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제조사인 LG전자 측도 큰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심스런 모습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완전자급제에 원론적으로 동의하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며 “통신비 인하 방안을 논의할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더 심도 있게 들여다 봐야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중‧장기적 통신비 인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는 이달 말 경 출범할 예정이다. 이 기구는 제조사‧이동통신사‧알뜰폰 협회‧이동통신유통협회 등 관련사업자, 시민단체, 변호사‧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총 15명 내외가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업자, 시민단체, 협회 등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집단의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지 벌써부터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통신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완전자급제가 시행될 경우 1위사업자인 SK텔레콤의 지배력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2,3위 사업자로선 일단 눈치보기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대리점 및 판매점 등 유통업계는 강력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휴대폰 대리점·판매·유통점은 현재 결합판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자급제 도입시 당장의 영업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기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팀장은 “단말기 자급제는 중소형 유통종사자들의 생존권이 결부돼 있는 문제인만큼 정부에서조차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국회가 이를 무시하고 입법을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어 당혹스럽다”면서 “자급제가 통신비 절감을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몰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도 맞물리는 건지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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