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출범 한달 … '구멍' 난 대출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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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8-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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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서비스 진행 불가 상태 지속

  • 여신관리 취약 … 고객 불만 급증

[사진=남궁진웅 기자]


카카오뱅크가 27일 출범 한 달을 맞았지만 핵심 금융상품인 대출 서비스에 '구멍'이 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비상금대출의 평균 신청 시간을 60초,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소요시간은 5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대출을 신청하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 외에는 더이상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한꺼번에 고객이 몰리면서 대출 서비스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명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낮시간대뿐 아니라 고객들이 덜 몰리는 주말이나 새벽시간대에도 접속이 힘든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대출 상담을 일부러 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부분 대출은 마이너스통장 방식이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대출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대출 총액이 수신 총액을 넘어서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31일 94%에 달하던 예대율은 지난 3일 76%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71%(수신액 1조8000억원, 여신액 1조2900억원)를 보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카카오뱅크는 IT 관련 핵심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을 고객상담 업무에 총동원하고 있고, 고객상담센터 인력 충원을 추진 중임에도 손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이라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금융사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인데 여신에 대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곧 전산시스템 자체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출 상담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준비 부족 상태에서 카카오뱅크를 출범한 것이고, 대출 접속이 안되도록 막아놓은 것이라면 여신 관리 차원에서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결국 신뢰도에 타격을 밖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 측은 서버 증설과 제2 고객센터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 준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방향이 '편리하고 빠른 금융 서비스'인데 한 달 넘게 대출 서비스가 지연되는 것은 문제"라며 "다른 금융사들은 신뢰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데 카카오뱅크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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