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염과 분노” 경고에 "상황 해결에 도움 안 된다"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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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8-0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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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위협을 멈추지 않을 경우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최고 수위의 경고를 날린 것을 두고 신뢰가 따르지 않는 위협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두고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말할 때에는 진짜 가능한 것을 말해야 한다”면서 부풀려서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화법을 거론했다. 또한 맥케인 의원은 “훌륭한 지도자는 정말 행동할 준비가 될 때까지 위협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의 위협이 1~10까지 중 어느 정도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6에서 7 정도”라고 답했다.

상원 정보위 소속의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과 벤 카딘 상원의원 역시 폭격을 암시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상황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카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인내심과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 “미국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수주의 성향의 학술연구재단인 해리티지재단의 동북아 연구원인 브루스 클링너 역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이 북한에 선제적 군사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인식만 심어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 경고가 보도된 뒤 북한은 즉시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정학적 갈등은 한층 더 고조됐다. 미국 비영리 군축협회의 켈시 대번포트 이사는 “주고 받는 구두 경고의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사건이 큰 갈등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적군이건 아군이건 불확실한 정책으로 인해 상황을 오판하게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대북 정책과 관련한 미국 지도부는 군사 옵션, 대화, 북한 정권 교체를 두고 말이 바뀌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윌리엄 페이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핵 억제는 위협에 신뢰가 뒷받침 될 때에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고 적었다. 

한편 미국 국방부 측은 대북 정책에 당장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이 “정책 변화에 관해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추가 문의는 백악관에 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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