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김건훈 전 청와대 행정관 문건 신빙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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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7-07-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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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혐의 주요 증거로 제시됐던 김건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행정관 문건에 대한 신빙성 논란이 불거졌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4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이날 오전에는 김 전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행정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직속 보좌관으로 뇌물죄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안종범 수첩'과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K스포츠재단 관련 주요 일지' 등을 보관하다 특검에 제출한 인물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일지에 적힌 내용을 중심으로 특검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 문건들은 김 전 행정관이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의 이슈화 직후, 청와대 국정감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작성한 문건으로 안 전 수석의 지시로 작성됐다. 김 전 행정관은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K스포츠재단 관련 이슈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특검은 K스포츠재단 관련 주요일지에 적힌 '2015년 10월 22일 승마 관련 SS보고', '11월 독일 전지훈련 파견 위한 마장마술 선수 3배수 추천 예정', '정유라 선수용 마필 구입 완료(58만 유로, 보험 66천 유로)'라는 글귀에 주목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 문건을 작성할 때 각 수석 비서관실에서 보내준 자료들과 여러 문건들이 쌓여있었는데, 그 안에 끼어있던 한 장짜리 문건을 보고, '승마관련 SS보고'라는 표현을 작성했다"며 "청와대 일반적인 보고 문서양식과 달라 삼성 측이 전달한 자료라고 생각하고 안 전 수석 보고 자료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행전관은 "당시 언론에서 삼성의 정유라 승마 훈련 지원, 비덱스포츠 등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었고, 국감에서도 안 수석이 최순실 때문에 공격을 많이 받아 '삼성전자'라고 쓰지 않고 'SS'로 표기 했냐"는 특검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전 행정관은 "문건이 삼성에서 왔다는 것을 안 전 수석이나 삼성 측으로부터 직접 확인하지 않았고, 문건이 청와대 내부 문서양식과 다른 점을 토대로 추측한 것"이라며 "문건 작성에 참고했다는 자료에도 SS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말해 개인의 추정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삼성측 변호인은 “SS라는 표기는 김 전 행정관 스스로 삼성에서 작성한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으로 기재했다고 인정하고 있고, 그가 문건을 작성했을 때 참고한 자료가 삼성에서 보냈다는 것은 더더욱 불명확하다"며 "청와대나 다른 정부기관에서 작성된 문건이었을 수도 있고, 삼성이 서면 자료를 보냈다는 것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행정관은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문건 내에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독대 일정을 기재한 부분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해당 문건에는 삼성, SK, LG, 두산, 포스코, 현대차 등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일정이 적혀있었다. 김 전 행정관은 "대기업 총수 면담을 위해 말씀 참고자료를 만들어서 대통령께 보고했다"면서도 "다른 자료를 보고 정리한 것이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변호인 측은 "독대와 관련해 김 전 행정관이 두산 총수 일정 등을 잘못 진술 하는 등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날 변호인단은 특검이 안 전 수석의 수첩을 확보하는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특검은 김 전 행정관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고, 그가 보관하던 안 전 수석의 수첩 11권을 압수했다. 하지만 김 전 행정관의 자료가 아닌 안 전 수석의 수첩을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만으로 확보했다는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측은 "업무수첩은 당연히 작성자인 안 전 수석에게 전달돼야 했지만, 특검은 엉뚱하게 김 전 행정관에게 '증거인멸교사'혐의로 압수 수색을 발부해 수첩을 확보했다"며 "증거능력이 충분히 인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측은 “제출 경위에 대해서 법적으로 하자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안 전 수석이나 김 전 비서관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날 공판에서는 2014년 9월 LG그룹 측이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그룹의 현안을 청와대에 미리 전달한 정황을 나타내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양재훈 LG그룹 전무는 안 전 수석에게 “내일 오후 14시 30분까지 회장님이 BH(청와대)에 도착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창조경제 활성화, 사업애로사항, 해외순방, 동반성장, 중앙·지방자치규제로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특검 측은 이를 근거로 ‘삼성도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특검은 다른 기업들도 현안을 얘기했기 때문에 삼성도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삼성은 현안자료도 보내지 않아 청와대에서 인터넷을 보고 말씀자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특검은 구인영장까지 발부하며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재차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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