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도시이야기] 프랑스의 선물, 자유의 여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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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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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주]

 

[사진=

[파리 센강변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촬영 윤주]

 

 

[사진=뉴욕으로 옮겨지는 자유의 여신상, 출처 이미지아카이브]


뉴욕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가 미국에 건넨 선물이다. 자유의 여신상의 본명은, 프랑스어로 ‘세계를 비추는 자유(La liberté éclairant le monde)’였다. 미국의 독립전쟁 승리 100주년 기념으로 당시 영국과 앙숙이었던 프랑스가 만들어 미국에 기증한 것으로 오른손에 횃불, 왼손엔 독립선언서를 들고 있다.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노예 폐지론자였던 에두아르 라부라이에가 아이디어를 내고,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어머니의 얼굴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내부 뼈대의 설계는 에펠탑으로 유명한 귀스타브 에펠이 맡았다.

1865년 라부라이에는 ‘우리 두 나라의 공동작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독립기념물을 미국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건립을 제의했다. 곧 기념상을 만들기 위한 복권이 발행됐으며 1878년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약 225만 프랑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후 1884년 4개월간에 걸쳐 임시로 조립되었고, 그 해 7월 프랑스의 배에 실려 11개월 만인 1885년 6월 뉴욕만에 도착했다. 미국에선 퓰리처가 그의 신문사 ‘NewYork World’를 통해 5개월간 자유의 여신상이 놓일 받침대를 위한 캠페인을 열어 10만 달러를 모아 여신상을 올려놓음으로써 지금의 뉴욕 자유의 여신상으로 자리잡게 됐다.

사실, 오래 전부터 미국을 상징하는 인증샷으로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등이 단연코 우위를 차지한다. 9·11테러 이전에는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곧은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진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을 대표하는 모습이었으나, 테러 이후에는 뉴욕의 상징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뉴욕에 입항하는 이민자들을 맞았던 자유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은 그라운드 제로의 두 줄기 빛기둥과 더불어 여전히 미국의 굳건한 상징으로 대표적인 랜드마크이자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 이민자들은 자유의 여신상 모습을 보며 미국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그녀가 들고 있는 횃불은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살아갈 길을 안내하는 등대 불빛과도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자유의 여신상이 자리잡은 의미를 퇴색하게 하고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이며 이민축소를 하겠다고 으르렁거린다. 트럼프는 프랑스제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의 대표 상징인 것과 그 안에 내재된 의미를 모를 수 있겠지만, 알게 된다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하게 될까. 알면서도 모른 척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모르는게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파리 센강에도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비르 아캥 다리와 연결되는 인공섬 시뉴(cygne,백조)섬 끝에 작은 크기의 자유의 여신상이다. 이 여신상은 처음엔 에펠탑을 바라보게 설치되었다가, 지금은 뒤로 돌아 뉴욕 쪽을 바라보며 서 있다. 얼마 전, 트럼프에 화가 난 에마뉘엘 마크롱 신임 대통령이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미국인들이여 프랑스로 오라!’고 야심차게 말했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트럼프는 그렇다 치더라도, 두 자유의 여신상은 원래의 의미를 간직한 채 세계를 환하게 비춰주며, 작가의 어머니를 닮은 여신상이 어머니 마음으로 세상을 포용했으면 좋겠다. 위대한 세계를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준비하면서 말이다.

*포토스팟) 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관찰하거나 촬영하는데는 페리를 타고 리버티섬에 가서 가까이서 즐기거나, 페리 위에서 모습을 담는 방법이 있다. 필자의 경우 뉴욕 맨해튼의 전경을 배를 타고 즐기며 자유의 여신상을 담을 수 있는 페리 크루즈를 추천한다. 그리고, 파리에 가게 되면 센강 백조의 산책로에 있는 파리 자유의 여신상도 찾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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