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쏘카·그린카, 수익 모델 못 찾으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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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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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산업부 기자]


“카셰어링 시장은 파이를 키워야 해서 당장 수익을 내긴 힘들다.”

2015년 카셰어링 업계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카셰어링 업계는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덩치는 2년 전에 비해 배가 커졌지만 수익모델 구축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분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쓸 수 있는 카셰어링은 국내 공유경제의 대표 격이다. 2012년부터 쏘카와 그린카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든다. 그러나 두 업체는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못 내고 있다.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쏘카는 지난해 5회 차까지 성공적으로 시범 운영을 마친 ‘제로카셰어링’에 승부수를 던졌다. 제로카셰어링은 한 마디로 장기렌터카의 카셰어링 버전이다. 고객은 월 이용료를 내고 새 차를 탈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이 쓰지 않는 시간에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제로카셰어링이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쏘카는 존립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쏘카는 다양한 투자자로 구성된 스타트업 기반의 기업이다. 때문에 참을성 없는 투자자들이 몇 년씩 참고 기다려주긴 어렵다. 이들은 기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에게 팔고자 할 것이다. 최근 대표이사 교체도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린카는 모기업인 롯데렌탈 덕분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 이 때문일까. 본업인 카셰어링 사업의 혁신보다는 ‘커넥티드 카’, ‘전기차’ 등 연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이들의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 기업이 5년 동안 회원수와 차고지 확보, 마케팅 경쟁에 몰두하는 동안 글로벌 공유경제 패러다임은 급변했다. 본질적인 사업 모델 혁신을 통한 수익 모델 발굴이 늦어진다면 제3의 플레이어에게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은 모빌리티의 혁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플레이어들은 카셰어링 회사를 만들거나 인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광주에서 전기차 카셰어링을 시작했다. SK텔레콤, 네이버 등 대기업도 커넥티드 카를 기반으로 언제든지 카셰어링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6년차를 맞은 국내 카셰어링 업계는 작금의 위기를 올바로 인식하고 환골탈태를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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