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가결 이젠 국정정상화다] ① '꼭두각시 대통령'· '샤머니즘의 나라'…국가 이미지 제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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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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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관련 키워드 부정적 단어 급증…타임誌, 朴대통령 '혐오스럽다' 표현

  • 국가적차원 브랜드 개선 대책 나서야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로 국내 상황이 연일 해외 언론들의 톱 뉴스로 장식돼 왔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직후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더 많이 쏟아졌다. 국가 이미지 및 국가 브랜드의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탄핵 가결 전후로 외신 대다수의 보도 내용을 보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될 여지가 다분하다.

특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올해의 여성 20인'에 박근혜 대통령을 넣었고, 선정 이유역시 낯 뜨거운 내용이다.

파이내셜타임즈는 "한때 철의 대통령으로 여겨졌지만 추잡한 의혹에 연루된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는 설명을 달았다.

미국 타임지는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실을 보도하면서 '끔찍한' 또는 '혐오스러운'이라는 말로 번역될 수 있는 단어로 박 대통령을 묘사했다.

박 대통령이 올해 방문했던 케냐의 나이로비뉴스는 "케냐 방문을 위해 비아그라를 샀던 한국 대통령이 탄핵당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중동권 알자지라는 "국가와 결혼했다고 선언했던 우아한 정치인이 몰락했다"는 말로 한국의 탄핵을 표현했다.

추락한 대통령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만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아니다.

한국 정치경제의 혼란과 불안이 극에 달할 거라는 전망은 거의 모든 기사에 포함돼 있다.

실제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주요 외신과 해외 포털 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한국은 샤머니즘의 나라. 무속인이 대통령을 조종했나" "내가 그동안 이런 나라의 드라마에 열광했나. 창피하다"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폭증했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외신 및 해외 온라인상에서 한국과 관련된 키워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팝' 'K드라마' '여행' 등 문화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9월 하순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한국 관련 키워드는 '스캔들' '박근혜' '최순실' '샤머니즘' 등 국정농단 관련 단어가 급증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이 국가 전반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보도되고 있는 점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 회복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탄핵이 결정 된 직후 외교안보 부처는 긴급 회의를 개최하면서 안보태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뿐, 추락한 국가 이미지 쇄신에 대해선 뚜렷한 방안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이 가결된 지난 9일 오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전 세계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에 전보를 발송해 주재국에 우리 외교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알려달라고 당부했을 뿐이다.

외교부는 이날 저녁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른바 '주변 4강'과 유럽연합(EU) 등의 주한 대사들을 잇달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탄핵안 가결에도 대북제재·압박 등 정부 외교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윤 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은 강하고, 계속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정부는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대북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대북·통일정책 주요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적극적 외교보다는 '상황 관리'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상외교 일정은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기까지 '180일 이내' 기간 중 사실상 보류되며 필요불가결한 외교 협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필두로 한 외교부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국가 브랜드 재고를 위해 힘썼던 '공공외교'는 시국이 안정된 뒤에 강화 할 것"이라며 "사실 공공외교는 하루 이틀 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국가 브랜드는 실질적 외교무대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하루속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 새 행정부의 대한반도 외교 라인이 정비되고 대북 정책이 수립되기 전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 외교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쇄신이 필수라는 지적이 높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이지만 국정 공백에 따라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할 경우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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