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남자’ 최민호에게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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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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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남자'에서 진일 역을 맡은 최민호[사진=(주)MCMC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그룹 샤이니가 아닌 배우 최민호(25)에게 거는 기대는 적었다. 야속한 말 같겠지만 대개 그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민호는 그런 냉대에 굴하지 않는 남자였다. 그는 꾸준히, 착실하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고 결국 자신만의 영역, 색깔을 찾아냈다. 더 이상 배우라는 수식어가 멋쩍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최민호를 만났다.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제작 ㈜엠씨엠씨·제공 CJ E&M 미디어콘텐츠 부문·배급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는 인생 밑바닥에 있는 두 남자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범죄 액션물이다.

이번 작품에서 최민호는 가출 청소년 진일 역을 맡았다. 그의 모든 필모그래피와 이미지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을 만한 캐릭터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와 성격을 가진 캐릭터인 만큼 최민호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나갔다. 그리고 그 새로운 방식은 일종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영화 '두 남자'에서 진일 역을 맡은 최민호[사진=(주)MCMC 제공]


연기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 좋은 평가가 많아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다, 새롭다는 말들이나 최민호가 아닌 캐릭터로 보인다는 말이 정말 기분 좋았다. 정말 많이 노력했고 그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 솔직히 저는 아쉬운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느껴진다. 매 작품마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저희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점에 만족스럽다. 스스로도 ‘내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놀라기도 했었으니까. 실제로 촬영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감정들이 많았다.

신기한 점은 연기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점이다. 어떤 심경의 변화나 깨달음이 있었던 것처럼
- 예전엔 발연기라는 평가가 많았던 것 같다. 그 욕도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무시하고 제 길만 갔다면 아마 똑같았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연기를 아예 안 했던 것도 아니었고 1년에 한 편을 찍었는데…. 하하하. 오히려 너무 잘하려다 보니까 공감을 못 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걸까? 고민이 많았다. 칭찬 받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어떤 부분을 칭찬받는지 연구했다. 그러면서 제 문제점도 살펴봤던 것 같고.

그러면서 어떤 ‘방법’을 터득했던 건가?
- 그런 셈이다. 제가 깨달은 건 진짜 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제까지는 저도 모르게 더 멋있어 보이려고 하고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 어떤 이미지를 구축한 거다. 인간 최민호보다는 연예인 최민호의 모습을 구축했던 것 같다. 그러니 당연히 많은 분이 공감하지 못하시고 저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했었던 것 같다.

영화 '두 남자'에서 진일 역을 맡은 배우 최민호[사진=(주)MCMC 제공]


지금까지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준 바른 이미지가 아닌 불량 청소년에게서 진짜 최민호를 찾아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촬영장에서도 칭찬을 많이 받았고, 제게 어떤 확신도 있었다. 사실 저는 가수 데뷔할 당시부터 자신감이 없었다. 부모님의 반대로 뒤늦게 합류해 연습도 많이 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노래도 춤도 자신이 없었다. 그냥 최선을 다해야지 생각했는데 그 모습에 ‘어색하다’,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던 것 같다. 불량 청소년 역할은 저와 너무 다르므로 끌렸던 것도 있다. 거친 이미지를 꺼냈을 때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했고 연기를 하면서 진일에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실제 최민호와 가출 청소년 진일은 거리가 있는 인물인데.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은?
- 저는 진일과는 딱 반대의 삶을 살았다. 부모님과도 사이가 좋았고, 주변에 친구들도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길 했던 것 같다. 자료나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고…. 하지만 그 자료만으로 완벽하게 채워지진 않더라. 수박 겉핥기가 아닌 속까지 꽉 차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예 시작을 돌려봤다. ‘내가 진일이라면…’으로 시작해 그의 전사를 쌓아나갔다.

진일이 되고 보니 어땠나?
- 행복이란 게 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실제 제 기억 속에 있는 행복들을 하나씩 지우기로 했다. 진일과 가까워지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데뷔한 것, 1위를 받은 것, 콘서트를 했던 것, 하물며 밥을 먹다가 웃긴 농담을 했던 것들까지 지워나갔다. 0이 되고 보니, 진일이 안쓰럽더라. 이해 가지 않았던 부분들도 하나씩 가깝게 느껴지더라. 진일은 그저 분노를 ‘참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일 역을 위해 담배도 배웠다고
- 4~5개월은 피운 것 같다. 중독까지는 아니어서 다행인데 가끔은 생각난다. 작년 겨울에 시작했는데, 날씨가 쌀쌀해지니 다시 생각난다. 하하하. 촬영 끝나면 무조건 끊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해놔서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끊었다.

영화 '두 남자'에서 진일 역을 맡은 배우 최민호[사진=(주)MCMC 제공]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게 느껴진다. 메이킹 영상을 보니 본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도 하고
- 원래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이번 촬영에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신뢰도 두터웠다. 감독님께서 ‘이야기는 내가 썼지만, 진일에 대해서는 네가 더 잘 알 것이다’라고 하셨다. 제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수렴해주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캐릭터에 관해 이야길 잘 못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편하게 역할에 대한 아이디어나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

승리욕이 있는 편인 것 같다
- 어릴 때부터 그랬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런 모습이 조금 안 좋게 느껴진다고 하시기도 한다. 하하하. 제게는 그 승리욕이 좋게 작용할 때가 많다. 힘들 때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참 많이도 맞았다
- 실제로 맞지는 않았으니까. 하하하. 다행이다. (마)동석 선배님이 워낙 액션을 잘하셔서 다치지 않고 잘 촬영했다.

마동석 배우와 액션이라니. 움츠러드는 모습은 연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 따귀를 맞는 장면이 많았는데 동석 선배님이 자신의 손목을 때리시곤 했다. 그런데 그냥 보기만 해도 무섭더라. 자연스럽게 움츠러들게 됐다. 연기가 아닐 수도….

작품 하기 전부터 친한 사이였다고 하던데?
-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가까워졌다. 선배님과 교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걸 없애주시려고 노력하셨다. 제가 서툰 부분이 많으니까 알아듣기 쉽게 다 풀어서 얘기해주시기도 하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값비싼 경험들이었다.

영화 '두 남자'에서 진일 역을 맡은 배우 최민호[사진=(주)MCMC 제공]


가출팸의 친구들과도 호흡이 좋았다. 정말 또래 친구 같아 보였다
- 처음 리딩을 하고 만났는데 친구들이 저를 연예인 보듯이 했다. 그게 영화에 나오면 큰일 날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 만나고, 술도 먹고,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 했다. 고마운 건 제가 다가간 만큼 마음을 잘 열어줬다는 점이다.

첫 주연작인 ‘두 남자’를 돌아보자면?
- 잘 만든 작품! 하하하.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배운 점도 많다. 전에는 알지 못한 걸 알게 된 것 같다. 소중한 걸 깨닫게 된 느낌이다. 나중에 제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더라도 후회가 남거나 창피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데뷔 10년’을 맞은 최민호를 돌아본다면 어떤가?
- 많이 뛰었던 것 같다. 처음엔 ‘누구보다 잘 되어야지’ 생각했었다. 그러다 보니 놓치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천천히 걸어가더라도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나 자신에 대해 단단하게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잘 걸어온 것 같다.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다. 달리기보다는 걸어가면서 많은 걸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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