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탄핵 정국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탄핵 추진이 급물살을 탄 한편, 이 과정에서 비박계의 탈당이 이어져 제4지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른바 '탄핵 동맹'에 합류한 김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탄핵 의결 '안전판' 마련이 수월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선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2월 2일이나 9일에 탄핵안이 의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도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는 탄핵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은 이날 회의를 열고 탄핵소추안 초안을 다음주 초까지 작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금태섭 탄핵추진실무단 간사는 "이번주 내 제가 초안을 작성하고 주말에 의원들이 보게 될 것"이라며 "학계와 재야 쪽과 접촉해 다음주 중 토론회를 개최해 완성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탄핵추진단을 구성했다. 야 3당이 단일 기구를 만들어 함께 탄핵 준비에 착수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우선 각 당에서 탄핵소추안 초안을 마련한 뒤 추후 협의해 단일안을 만드는 방안으로 일단 추진키로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워장에서 그간 고수했던 '선(先) 총리 추천' 방침을 철회할 뜻을 밝히며 "새누리당 의원이 탈당해 제4지대 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야 4당 회동도 가능하다"며 "그 변수에 따라 우리의 탄핵 전술도 유동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 추가 탈당이 이어지면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탄핵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비박계가 탄핵을 고리로 제4지대를 형성해 정계개편이 새로운 흐름을 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내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탈당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 전 대표가 탈당 후 '제4지대'에서 중도·보수 진영의 새판짜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