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쇼크에 금융권 '수조원대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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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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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채권시장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금융권이 수조원대 손실을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 대선 전인 11월 초 1.77%에서 전날 2.33%로 20일 남짓 만에 0.56%포인트 뛰었다. 미 월가에서는 10년물 금리가 내년 3%선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채권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8월 말만 해도 1.478%에 머물렀지만, 18일 기준 2.132%로 65.4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년물과 5년물도 비슷한 시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이전에 발행한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이를 보유해 온 증권·금융사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증권사는 9월 말 기준 손익에 반영하고 있는 채권 규모가 약 100조원에 달한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같은 시기 14조8398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14조1484억원, NH투자증권 13조6150억원, 미래에셋증권 12조9165억원, 미래에셋대우 12조7159억원, 신한금융투자 12조4712억원, 하나금융투자 9조9835억원, 현대증권 9조1574억원 순이다.

이번 채권시장 쇼크로 한국투자증권 한 곳이 입은 채권 운용손실만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최대 1조원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관련인력 가운데 상당수는 직장을 아예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다. 채권형펀드 매니저가 올해 벌어 들인 돈을 모두 날렸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미 대선일인 이달 9일부터 18일까지 약 3500억원(상장지수펀드 제외)에 달한다.

큰 자산을 굴리는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업계 1위 손보사인 삼성화재를 보면 채권평가액이 최근 약 3조원에서 2조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도 똑같이 채권평가액이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장 평가손익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러나 2015년 채권 금리가 많이 빠지면서 늘어났던 채권 평가액이 제자리를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을 팔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금리가 제자리를 찾으면 평가액도 다시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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