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실적 급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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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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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이 올 상반기에 391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보험업계의 시선은 차갑기만하다.

손해보험 업계는 “서울보증이 수익성이 높은 보증보험 시장을 독점하면서 매년 손쉽게 덩치를 치워가고 있다”며 “민간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올 2분기 보험영업수익이 1조808억원으로 전년동기(9161억원) 대비 17.98%(164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54억원에서 5072억원으로 226.38% 급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773억원에서 3916억원으로 1년만에 41.42%(1143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보험영업에서 수익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을 비롯한 10개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1895억원에서 1조3965억원으로 17% 성장하는데 그쳤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경남기업 워크아웃 같은 대형 보험사고가 없어 보험영업이익이 늘었다"며 "출자전환주식 매각에 따른 투자영업이익 증가 등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서울보증이 시장을 독점해 매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보증이 독점적 지위만을 이용해 상품 개발은 외면한 채 높은 보증보험 수수료를 받으면서 공정한 시장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말 국내 보증보험시장의 보증잔액은 1021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서울보증은 242조2000억원으로 23.7%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보증보험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증보험 시장이 독점 체제다 보니 보험료가 높은데다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이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보증보험은 채무불이행을 담보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덜하고 수익성이 높아 눈독들이는 민간보험사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독점적 시장구조가 1970년대 금융시장을 통제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만큼 개방을 통해 시장을 다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KDI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신상품 개발건수는 매년 20건 이상인데 반해 서울보증은 연평균 3~4건 수준이다.

보증요율도 신용보증기금, 건설공제조합 등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관과 비교해 서울보증이 2~15배 이상 높다. 시장이 개방될 경우 보험료 인하 효과와 손해보험과 보증보험을 혼합한 다양한 금융복합상품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보증보험은 신용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보증이 대부분이라 공공성이 강하다"며 "민간기업에 시장을 여는 게 적절한지는 사회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보증기금, 공제조합, 은행 등 유사업무를 취급하는 금융기관들과 경쟁하고 있는데다 만약 시장이 개방되면 대형 보험사들은 사고 위험이 적은 우량고객만 유치하려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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