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국경제 길을 잃다] 대기업 '독식 경제' 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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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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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에 편중된 경제구조 개혁 필요

배터리 폭발 문제가 발생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교환이 시작된 19일 서울 마포구 한 SKT매장에 갤럭시노트7 구매자가 교환을 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윤태구·박선미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개의 큰 축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위기의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연간 매출만 하더라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 규모인 두 기업이 나란히 위기에 빠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암울한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과 현대자동차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과 쎄타2 엔진 리콜 문제 등 두 대기업으로부터 불거진 위기는 국가 경제지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있다. 이들의 위기가 곧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말하는 가운데 국가 경제에 대한 암울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장 4분기에 닥쳐올 위기는 아직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이같은 불안이 단기간에 끝날 일 역시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의 위기감이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고,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위기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경제 자체가 대기업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서다.

주요 대기업이 흔들리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이미 가시화됐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경우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국내에서 갤럭시 노트7을 만들고 있는 곳은 경북 구미내 삼성전자 스마트시티다.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가 직접 관리하는 1차 협력업체는 10여곳, 2·3차 협력업체는 300곳에 달한다. 협력업체들은 갤럭시 노트7 단종 이후 부품생산 공백 장기화와 재고품 처리를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처럼 일부 기업의 악재가 특정 산업으로, 결국 우리나라 경제 위기로 '도미노'처럼 확대되는 구조다.

한국 경제지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8월 들어 2.6% 증가로 반짝 상승했지만, 한 달 만인 지난달 다시 5.9%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10일까지 집계된 수출액은 94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사태 영향으로 지난달 휴대폰 수출은 33.8% 감소했다. 자동차 역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본격화한 8월과 9월 수출물량이 각각 23.8%, 22.7% 줄었다.

현대차 노조 파업 집회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30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현대차 1조 근로자들은 오전 8시 50분부터 6시간, 2조 근로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부분파업한다. 2016.9.30 yongtae@yna.co.kr/2016-09-30 10:47:23/ <저작권자 ⓒ 1980-201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유독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만 봐도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기회손실 비용만 3조원 중반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1998년 이후 1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역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도 2011년 10.3%에서 올해 상반기 6.6%로 5년 새 반토막이 났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각 기업이 새로운 혁신을 고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비롯된 이번 위기는 수출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대기업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다"며 "주력 산업의 공백을 메울 산업 전반에 대해 정부차원에서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 능력을 높이고 위험 관리 역량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촉발된 한국 경제의 위기가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 내부의 효율성을 신속하게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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