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글로벌 해운업계, 반전 실마리는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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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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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사태로 글로벌 해운업계는 단비

  • "M&A가 해운업계 위기의 돌파구 될 것"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세계 해운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수송선은 늘었으나 교역량이 줄면서 화물 운임이 급락, 손실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를 버티지 못한 게 한진해운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한국에 '물류대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글로벌 해운업계는 내심 이를 반전의 실마리로 생각하고 있는 눈치다. 입이 줄었으니 나눠 먹을 파이가 커진 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 인수합병(M&A)이 글로벌 해운업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2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업계의 위기는 심각하다. 유가하락, 세계교역량 감소, 수송선 증가 등으로 화물운임이 급락하면서 전 세계 12대 해운사 중 11곳이 2분기에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1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의 3대 해운사인 일본유센, 상선미쓰이, 가와사키기선도 모두 부실 판정을 받았다.

특히 머스크는 신규 선박 건조 주문을 중단하고 인수를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머스크라인을 보유한 덴마크 최대 복합기업 A.P. 묄러-머스크의 미카엘 프람 라스무센 이사회 의장은 전날 코펜하겐 본사에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 배를 주문하는 것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 배가 너무 많은데 새 배를 주문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그러므로 우리가 성장하려면 인수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배가 시장에 넘쳐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송량 기준 세계 7위, 국내 1위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는 사상 유례없는 '물류대란'의 역풍으로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악몽을 주고 있는 한진해운 사태가 글로벌 해운업계에는 위기에서 꺼내줄 동아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수위 해운 선사들은 이미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틈타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마자 해외 선사들이 앞다퉈 새 노선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저가 운임 경쟁을 벌이던 이들은 운임 인상도 시행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사라질 경우 미주 항로에서 27%, 유럽 항로에서 47% 각각 운임이 상승하면서, 중기적으로 전 세계 해운업계는 수입이 호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M&A가 글로벌 해운업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한진해운 사태로 노선 확보, 화물 운임 인상 등 단비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운업계가 공급 과잉과 무역 둔화로 컨테이너 운임이 추락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M&A와 동맹 결성에 나서고 있다"라며 "해운동맹의 과잉설비 축소가 실패한 마당에 M&A가 글로벌 해운업 위기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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