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中 기침에 흔들리는 한류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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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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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진영 기자]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중국 대륙에 부는 한류 열풍이 거세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 시장에 부는 중국의 간섭 역시 거세다. '한류'라 포장돼 있지만 실상을 파헤치면 '한류'는 없다. 그 자리를 중국이 원하는 '중국 수출용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12.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지난달 27일 8.6%로 내려앉은 이후 2주째 단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제 2의 '태양의 후예'가 될 거라고 떠들던 일부 성급한 언론들만 멋쩍게 됐다.

수지-김우빈이라는 '한류 스타'를 포진시킨 이 작품은 중국에 회당 25만 달러에 선판매됐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서 한국과 같은 시간에 방송되고 있기도 하다. 제작비로만 약 100억 원이 쓰였다.

이런 기대작의 발목을 잡은 건 모순적이게도 중국이었다. 중국 동시 방영을 위해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탓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방송 이후 시한부라는 소재와 캐릭터 설정 등이 다소 진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출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서 사전 심의를 받은 상태라 재편집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작품에 반영할 수 없다. 아쉬운 점이 발견돼도 그저 만들어 놓은 대로 틀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태양의 후예'로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다시 거세게 불기 시작하면서 스타들은 너도나도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일부 제작사는 중국에서 자금을 투자받아 아예 사명까지 중국식으로 바꿨다.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스타들이 현지로 떠났다. 중국발(發) 대자본은 한류의 미래를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곳곳에서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현지에서 한류 손보기에 나선 기류가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내실 다지기보다 중국 시장 겨냥, 중국 자본 투자 유치에 더 신경 썼던 작품들은 곤란하게 됐다. 6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함부로 애틋하게'의 중국 팬미팅은 돌연 연기됐다. 지금, 한류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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