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 풀잎채가 대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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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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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풀잎채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식뷔페가 인기다. 다양한 종류와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식뷔페는 2013년 1월 풀잎채가 포문을 열었다. 이후 CJ푸드빌(계절밥상), 이랜드(자연별곡), 신세계푸드(올반) 등 국내 외식 대기업이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며 치열한 4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 사이에서 풀잎채만이 갖고 있는 개성과 맛을 잃어버릴 법도 하지만 꿋꿋이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집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비결이 뭘까.

21일 서울 영등포타임스퀘어 풀잎채 매장에서 만난 여인균 풀잎채 R&D 차장은 '전통 한식'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여 차장은 "풀잎채는 전통성을 벗어나지 않은 한식을 만드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며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퓨전한식이 아니라 한식의 전통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집밥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메뉴 대부분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순두부와 검은깨 두부 등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한 두부를 매장에서 따끈하게 맛볼 수 있다. 매일 직접 면반죽 후 뽑아서 사용하는 함흥냉면, 돌솥이 아닌 가마솥 방식의 곤드레밥도 시그니처 메뉴다.

지난달에는 연잎으로 72시간 숙성한 멍석갈비를 개발했다. 한 달에 1.5톤의 갈비가 소비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최근에는 멍석갈비를 간편가정식(HMR)으로 출시해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하루에 40~50개 정도 팔린다. 공장 1일 생산량을 넘어서는 판매량에 조만간 공장을 증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경쟁업체에서도 비슷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여인균 차장은 "메뉴의 인기가 좋으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비슷한 제품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풀잎채=곤드레밥'이라는 공식이 인식돼 있다"며 "가장 처음 메뉴를 시작한 '원조'의 맛을 따라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계절밥상과 자연별곡, 올반이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 풀잎채는 40~60대를 겨냥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여인균 차장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 한식을 먹기 때문에 누구나 한식 전문가"라며 "특히, 40~60대 어머니들은 매일 음식까지 만들기 때문에 만족시키기가 더욱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번 이들의 마음에 들면 취향이 금방 바뀌지 않아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엄마의 음식을 먹고 자란 20~30대의 마음도 쉽게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풀잎채는 고객 반응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1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음식과 저열량·저염 콘셉트를 갖고 '건강한 음식' 만들기에 매진했다.

"경쟁업체가 생기면 조급한 마음에 수익구조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제품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풀잎채를 시작했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이게 풀잎채가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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