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구글 알파고 쇼크’에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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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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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울 자율주행차[사진=기아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구글 ‘알파고’가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오면서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양산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흥미를 끌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IT업계와 기존 완성차업계의 힘겨루기가 이미 시작됐다. 구글은 지난 2010년에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2014년에 시제품을 내놨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타지 않는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가속 페달이 없는 게 특징이다. 반면 완성차업체들은 기존 양산차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투싼ix 자율주행차’를 데모카 형태로 선보이며 4㎞ 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또 작년 12월에는 제네시스 EQ900를 출시하면서 첨단 주행지원 기술(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브랜드인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후측방 충돌 회피지원 시스템’ 등을 활용해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8월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선보이며 도심과 시 외곽을 넘나드는 100㎞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벤츠 외에 현대기아차 등 9개 업체가 면허를 획득했고, 네바다 주에서는 아우디에 이어 2015년 11월 현대기아차가 두 번째로 면허를 획득했다. 현재 미국 내 자율주행 면허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DC 등 총 5개 주에서 발급하고 있다.

◆왜 자율주행차인가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탄다는 점에서 무인차와 구분된다. 무인차는 군사용이나 산업용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자율주행차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게 목적이다.

자율주행차가 주목 받는 이유는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손실 △세계 각국의 차량 안전도 평가 기준 강화 △운전 도중 편의를 중시하는 소비자 요구 증가 △차량 IT 기술의 빠른 발전 등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자율주행차의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을 2025년 23만 대에서 2035년 11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자율주행차가 오는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ABI 조사에 따르면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포함할 경우 2024년 110만대에서 2035년 4200만대로 이 기간에 약 38배 성장이 예상된다.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기술이 자율주행차라는 말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수준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으로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2단계는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되어 기능하는 단계로,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함으로써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자동으로 조향한다. 제네시스 EQ900에 적용된 기술이 바로 이 기술이다.

3단계는 부분 자율주행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도심에서 교차로나 신호등, 횡단보도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일정 구간의 교통흐름을 고려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고 끼어드는 등의 부분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단계다.

4단계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가 가능한 통합 자율주행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처음 시동을 켠 후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V2X(Vehicle to Everything)가 실현돼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으로 보다 넓은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경로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IT업체 vs 완성차업체, 사활 건 승부

엔비디아는 볼보에 자율주행차량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 2’의 도입했다[사진=엔비디아 제공]


이처럼 자율주행차가 주목받으면서 완성차업체와 IT업체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포드는 2020년에 자율주행차가 실용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소비자 성향 파악을 위해 영국 런던에서 카 셰어링 프로그램과 미국 미시간 주 디어본에서 셔틀버스와 같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력에 소비자가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자율주행차 발전의 중요한 요소라는 분석 때문이다. 포드자동차는 업계 최초로 눈 위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였으며, 30여대의 자율주행차량을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및 미시간에서 시험운영 할 계획이다. 포드는 자율주행 연구를 포함한 미래 이동성 분야 자회사인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 설립을 15일 발표하기도 했다.

GM은 올해 안에 자율주행차를 디트로이트 기술센터에서 시험 운행할 계획이다. GM은 또 자율주행기술을 차량공유 서비스와 연결해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리프트(Lyft)에 5억 달러를 투자, 업계 최초로 차량공유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는 2050년에는 신차 판매에서 3대 중 1대가 카 셰어링 차일 것이라고 전망이 있는 만큼, 카 셰어링 서비스가 자율주행차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T업계에서 구글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량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DRIVE™) PX 2’를 볼보의 ‘드라이브 미(Drive Me)’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도입했다. 볼보 ‘드라이브 미’는 2017년까지 100대의 XC90 SUV 차량을 자율주행 기술로 일반도로에서 달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PX 2는 차량이 주변 물체를 인식해 잠재적 위협을 미리 파악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의 일종인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이는 150대의 맥북 프로에 해당하는 8 테라플롭스(1초당 1조 번의 연산 수행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단위)의 연산처리 능력과 결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360도 감지 기능으로 차선, 차량, 보행자, 표지판 등을 빠짐없이 인식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의 알고리즘 전체 과정을 수행한다. 이 밖에도 드라이브 PX 2는 트렁크 전체를 차지하던 초기 프로토타입(시제품)의 컴퓨터와 달리, 태블릿 PC 정도의 크기로 동일한 성능을 제공해 공간 활용성도 대폭 강화했다.

아우디 자율 주행은 중앙운전자 보조제어장치(zFAS)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장치는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차량 주변정보를 완성 모델로 컴퓨팅화하여 중앙 제어장치 및 자율 주행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로 변환한다. 이를 통해 자율 주차 혹은 최고속도 60km/h 미만으로 정체 구간을 주행할 때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 2018년까지 2조원 투자

현대차 연구원이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해보이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고도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스마트카 분야에 201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및 차량IT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 핵심 부품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최신 자율주행 차량에는 △구간 자율주행 △교통 혼잡 구간 자율주행 △비상 갓길 자율 정차 △협로 주행 지원 등의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있다. 특히 혼잡구간주행지원시스템(TJA)과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기반으로 다양한 센서 정보를 융합하고 판단 및 제어 기술을 향상시켜 차선 변경이 가능토록 설계했으며, 실제 도로에서 안정적인 운행을 위해 △정밀 위치인식 및 주행환경 인식 기술 △경로생성 및 주행상황 판단 기술 △차량 제어 기술 등도 추가로 적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실제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향후 신호등, 횡단보도, 보행자들이 포함된 도심지역으로도 평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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