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주택마련보다 종자돈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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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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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한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면 10명 중 7~8명 이상은 주택구입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라도 가능한 주택을 빨리 마련하고자 한다.

이는 과거 치열했던 산업사회를 지나온 부모세대의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부모세대의 시대에는 내 집 마련이 지상과제였다.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1순위가 청약통장 개설이었고 주택마련을 위해 매달 소득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그러다 은행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면 다시 아끼고 저축해 이자를 열심히 갚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실태조사 결과 내 집에 사는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의 비율은 7대 3 정도였다.

노인 10명 중 3명은 끝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했거나, 잠시 이뤘더라도 지금 그 집이 수중에 없다. 나머지 7명은 내 집을 갖고 있지만 그 집을 ‘짐’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여전히 과거 부동산 부흥시대의 향수에 젖어있는 이들은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집이 있어도 소득이 없어 고통을 겪는 노인들이 많다.

이러한 과정을 자녀들이 그대로 답습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조금씩 바뀌어가고는 있지만 최근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2030세대의 내집마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는 ‘전세’라는 주거형태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공급부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월세가 일반화되면 선진국들처럼 보유와 월세로 주택시장은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결혼과 동시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 급속한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주택이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됐던 시대는 지나갔다.

물론 여전히 부동산은 꽤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해 과거처럼 차익을 크게 보기 어렵고 세금 등 부대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질적인 수익도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집값의 30%만 있으면 주택마련이 가능해져 많은 신혼부부나 전세가구들이 주택구입에 나섰다.

그러나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면 일반적으로 30년동안 주택에 대한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 그만큼 고정적인 비용이 줄어들어 저축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다 보니 라이프사이클상 저축이 가능한 초기에 저축을 충분히 하지 못해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퇴가 빨라지면서 저축을 할 수 있는 시기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주택이 노년의 발목을 잡는 ‘짐’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주택마련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남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우리의 문화로 인해 집이 없으면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 같다는 인식을 빨리 버리는 것이 시급하다. 각자 삶의 목표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 필요가 전혀 없다.

하지만 모이면 서로 비교하고 우열을 가리는 잘못된 문화가 경제적 자유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소위 ‘부자’라고 하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종자돈’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재테크의 법칙 중 '72의법칙'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72의 법칙이란 내 자산이 2배가 되는 시점을 알아보는 법칙으로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2배가 되는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연 8%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운영한다면 9년이 지나면 두배인 2억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30세에 종자돈 1억 대신 주택대출 1억원을 보유함으로 주택구입 적기인 40대후반에 4억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만약 종자돈 마련에 매진해 39세에 4억원을 만들었다면 48세에는 8억원, 57세에는 16억원, 66세에는 32억원의 자산을 갖게 되는 것이다.

주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더 가지가 있고 좋은 집을 마련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종자돈 마련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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