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의원, '여성전용열차' 운영 제안..."필요한 제도 vs 지나친 포퓰리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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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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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달 12일, 노동당 대표 선거...코빈 등 후보 4명 선거 운동중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에서 성범죄 피해가 늘자 여성전용열차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의원이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밤 10시 이후 여성전용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코빈 의원은 성범죄 신고가 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24시간 경찰 핫라인을 신설하고 적극적인 홍보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제안은 최근 지하철이나 열차 등 대중교통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건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기반 리서치 업체인 유가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영국 대중교통에서 발생한 성범죄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32% 늘어났다.
 
18~34세 여성 가운데 10명 중 4명(43%)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성희롱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성희롱부터 신체적 접촉까지 범죄 유형도 다양하다. 성적 접촉을 당한 사례도 4%에 이른다. 

코빈 의원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통해 여성전용열차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여성전용열차 운영 방안은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클레어 페리 영국 교통부 의회담당차관도 지난해부터 성범죄 예방을 위해 여성전용열차를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해왔다. 현재 여성전용열차를 운영하는 나라는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이다.

그러나 도입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여성단체들조차 시대에 역행하는 방식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로라 베이츠 일상 성차별 프로젝트(Everyday Sexism Project) 설립자는 "이 제도는 애초에 성범죄를 불가피한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며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에서는 다음달 12일(현지시간) 노동당 신임 대표를 뽑는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제러미 코빈 의원 등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현재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좌파 후보인 코빈 의원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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