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검색
5개국어 서비스
실시간속보

양경렬-윤상윤의 '사람 사랑 행복' 이야기

입력 : 2015-07-10 08:51수정 : 2015-07-10 09:59
쌀롱아터테인 기획초대전: 10일부터 '동기'展
 

[양경렬 “Two Men”, 35cmx26cm, oil on linen, 2015]
 


 방바닥에 엎드려 그 바닥에 놓여있는 거울을 들여다 본적이 있었다. 그 첫경험은 너무나 강렬했지만 이내 시시해져 다시 거울을 들어다 다시 벽에다 걸어 놓았던 적이 있었다. 천정이 보이는 거울 속에 나는 마치 온 방안을 물고기처럼 유영했고 도저히 닿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저 천정을 내려다 보기까지 했었다. 이 황홀함은 내 시야의 각도가 거울과 이어지지 않는 지점에서 뚝 하고 끊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현실과 이상의 무서운 괴리를 잊으려 후다닥 시시한 듯 다시 벽에다 거울을 걸었다. 그게 처음 머리속으로 그려봤던 나만의 세상이었다. 내 생애 최초의 유토피아였다.

양경렬, 윤상윤은 사람을 그리는 작가들이다. 바닥에 놓여있던 거울을 들여다 보듯이 사람들을 끊임없이 자신들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말한다. “여기예요, 제가 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 곳의 사람들… “. 사람을 대상화하여 그리는 작업은 그 형식적인 면이나 내용적인 면이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상징과 은유를 통한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이 두 작가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찾았다. 같이 수학한 “동기” 이면서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이 두 작가들의 언어는 오히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감성을 자극하는 욕망이든 현실을 직시하는 이성의 발현이든 작가들이 그리는 사람들은 언제나 나도 그랬을 것이란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진다.

가끔 우리의 현실이 유난히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딘가 반쯤은 공중에 떠 있다거나 혹은 반은 어딘가에 잠겨있는 듯한 낯선 느낌이 있다. 윤상윤 작가의 사람들은 물에 잠겨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에게 물은 서로 다른 기억들의 공유이면서, 또한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의 깊이를 은유한다. 사람들은 개인적 삶에서 고독하기 보다는 누군가와의 접촉을 통하면서 고독을 알게 된다. 사랑을 모르면 이별에 대한 슬픔을 모르듯이 최초의 타자로부터 늘 고독하다. 작가에게 이 고독은 어쩌면 삶의 원천이면서 같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이어주는 청명한 햇살과 그 햇살을 담아 밝게 빛나는 물과 같을 것이다.
 

[윤상윤, When You Wish Upon A Star”_ 91x116cm, oil on canvas, 2014]



사람과 사람 사이, 그 미묘한 감성의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이성적 판단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사랑과 미움, 그 극단의 감정 사이에 셀 수 없이 많은 감정들이 쌓여있고, 사람들은 언제나 이 감정들로 서로를 판단하고 이해한다. 그것이 본능적이지 않길 끊임없이 되뇌이며 일상을 살아간다. 양경렬 작가의 사람들은 이렇듯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때로 사랑에 흠뻑 취한 채 서로를 바라보는가 하면, 때로 견딜 수 없는 외로움으로 피폐해진 자신을 바라보기도 한다. 작가는 강렬한 색채와 군더더기 없는 스트로크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질수록 행복감은 비례적으로 증폭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그것이 사랑의 감정이라면, 아주 미세한 틈이라도 물이 새어 나오고 빛이 새어 나오듯이 감출 수 없는 감정이라면 더욱 더 솔직하게 그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이 삶을 값지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옷이 보이지 않는다고, 착한 사람들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과감하게 말하는 것! 그것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의 감정을 과감없이 표현주의적으로 그려낸 양경렬 작가와 사람들의 서로다른 내면의 기억들을 내러티브적으로 그려낸 윤상윤 작가의 작품은 흡사 그들이 따로 독일과 영국의 스타일을 한국적 시각으로 다시 재해석해 놓은 듯 하다.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과 기억만큼 서로 너무나 다르지만 또 그 다른만큼 묘하게 닮아 있는 두 동기의 이야기들은 다시한번 나와 같이 살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한다. 과연 그들은 지금 이 순간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행복해하고, 즐거워하고 또 슬퍼하고 있는 걸까. 나는 또 무엇을 통해 행복할 수 있을까. 언제나 사람들은 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나도 늘 누군가에게 그렇게 있기를 희망해 본다. ■임대식, 미술비평, 아터테인 대표 (02-6160-8445)

네티즌 의견

0개의 의견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0자 / 300자
아주TV 구독자 3만 돌파 이벤트
당신의 콘텐츠에 투표하세요
뉴스스탠드에서 아주경제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