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정확한 시청률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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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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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 본방송을 사수하려면 얼마나 잉여로워야 하는지 알고 있다.”

최근 만난 KBS 제작진의 말이다. “급변한 시청 습관을 방영하고 프로그램의 실질적 인기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통합데이터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대책은 현실보다 몇 발짝 느리다. 시청률은 여전히 광고 단가는 물론 수출 판권 가격까지 좌지우지하는 척도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정확한 데이터의 부재를 인정하고 ‘통합시청점유율’(TV만을 대상으로 한 기존 시청률에 PC·스마트폰을 통한 주문형 비디오(VOD) 시청 시간을 합산한 자료) 도입을 추진했다. 초반부터 잡음이다. 조사 기관을 사실상 특정 업체로 정해 놓고 입찰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방통위 의뢰를 받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지난 2월 통합시청률 조사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2013년 시행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에 따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제외하고 중소소프트웨어 사업자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한 공고였다.

입찰 방식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다. 현재 국내 시청률 조사 기관은 닐슨코리아와 TNmS 단 두 곳. 이 중 대기업인 닐슨코리아를 제외하면 입찰 가능한 업체는 TNmS뿐이다. 지난 13일까지 진행된 1, 2차 입찰은 당연히 TNmS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단독 입찰자인 TNmS와 수의계약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추측은 지난해 상황만 봐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TV에 국한한 시청률 조사 기관 선정 당시 TNmS의 문제제기로 대기업 닐슨코리아는 입찰하지 못했고 TNmS의 단독 입찰로 두 차례 유찰된 뒤, 코바코와 TNmS의 수의계약이 진행됐다. 이에 대해 닐슨코리아가 코바코를 상대로 입찰절차무효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2월 법원은 코바코의 손을 들어 줬다.

독점을 조장하는 입찰을 통해 신뢰도와 공정성 결핍을 야기하는 당국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TNmS의 전과다. TNS미디어코리아 시절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월까지 600여건의 시청률을 인위적으로 고치며 시청률을 조작한 바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시청률 조사 기관에 새로운 통합시청률 데이터 조사를 맡겨야 하는 형국이다. 시청률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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