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파업에 하청 노동자들 불만 증폭… 갈등의 골 더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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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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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사상 초유의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파업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하청 노동자인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규직 노조가 노동자의 권리 확보를 위해 파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 조선관련 커뮤니티에는 파업과 관련해 노조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달아 게시됐다. 하청업체 노동자로 추측되는 한 네티즌은 “직영(정규직)들은 파업을 하지만 (협력)업체 사람들은 혜택도 없는데 등골 빠지게 일 한다. 상은 못 줄망정 임금 삭감 당하는 건 업체 사람들”이라며 비정규직인 협력업체의 처우 개선을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파업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해야한다”며 날을 세웠다.

협력업체 인력들의 경우 대부분이 직영들보다 비슷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으로 인한 수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9개 국내 조선소의 정규 기능직원은 3만5712명인 반면 하청 기능직은 10만5041명으로 기능직 대비 하청 비율은 294.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가장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근무중인 공정은 ‘도장’으로 2013년 기준 1만9079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료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데다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 시 폭발 및 질식 등 위험으로 조선소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배관 및 전기전자 업무로 각각 1만4089명, 1만2573명의 하청노동자들이 근무중이다.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외면에 분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원 수료 후 하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한 뒤 테스트를 거쳐 채용이 이뤄진다. 즉 하청업체의 사정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규직들이 이를 외면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형조선소 판넬도입부 조합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노조 게시판에 “(파업 당시) 하청이 돈 다 번다, 중소기업 보다 못한 기본급 등 이런 이야기들 꼭 해야 하는지(반문하고 싶다)”면서 “우리도 하청 거쳐서 직영됐고 하청 수준이 어떠한지도 잘 안다. 직영보다 연봉 복지 혜택 형편없었어도 생활 다 해왔다. 투쟁 문구들 여러 계층과 마찰과 저항 없이 조정하고 합리적인 문구를 썼으면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동계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권익 확보를 위해서는 원청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청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수준이 높은 곳을 찾아 업체를 자주 옮기고 있어 조직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박종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조선업종 직영노조가 파업을 하고 싶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지원과 연대가 없다면 파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직영 노동조합이 단결력과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를 마련해 한다”면서 “단위사업장 내부든 외부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운동을 직영 노동자들이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적 차원에서 노동조합운동이 사내하청노동의 확산에 대한 대응방안과 개선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산업별 차원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조직화방안과 처우개선, 고용불안에 대한 해소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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