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소비와 서비스 위주 변화, 중국 잡기 위한 전략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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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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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중국사업 부진을 만회하려면 중국시장 구조의 대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의 전환이 시급하다.

시진핑 중국 수석은 지난 5월 중국 경제 성장률 감속이 아주 정상적인 상태라고 진단하며,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라는 용어를 제안한 바 있다. ‘신창타이’는 △연평균 7~8%의 중속성장 단계로 진입 △과거 수출과 투자 중심이 아닌 소비 서비스업 등 중심의 구조개선 △과학기술 혁신이 향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 △금융시스템 안정화 등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가운데, 중속성장, 구조개선 등 두 가지 측면이 우리 기업들에게 수출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출·투자 중심의 산업정책 전환은 중국이 대규모 설비확장과 연구개발 투자, 정책적 지원 등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꾸준히 줄여 나간 덕분에 금융위기 이후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에서 중국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중국은 세계의 시장으로, 한국의 중국수출은 아직 세계의 공장에 초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력 확대는 가전부문에서 먼저 나타났으며 철강, 석유화학 등의 소재와 전자 부품, 정밀 부품 등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금융위기 직후와 현재까지 자급률 추이를 살펴본 결과 가전에서 소재, 부품 순서로 중국 자급률이 높아졌다고 전했다.<표 참조> 중국 가전시장에서 자국 브랜드 비중은 60%를 넘어섰으며 가전 생산에 있어서도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이 2009년 이미 90%를 넘어선 수준이다.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중국의 자급률이 70%를 넘어섰으며. TV 및 디스플레이 부품의 경우 2009년에는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최근 4년 동안 매우 빠른 속도로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품목은 삼성과 현대차, SK, LG, 포스코 등 5대 그룹의 주력 제품으로, 5대그룹 계열사들은 자동차, 전기전자 등 내구재 품목의 직접 수요뿐만 아니라 철강,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액정디스플레이 등 내구재 생산에 필요한 자본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 위주의 사업 비중이 높다. 사실 중국에 처음 진출할 때부터 생산과 수출 위주의 사업구조는 가까운 미래에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것은 예견됐다. 다만,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 예상했던 시기보다 상당히 앞당겨지면서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규모에 이어 기술면에서도 중국은 상당히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철강제품의 경우 해외시장의 경제 사정에 맞춰 저부가가치 제품에서 시작해 2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고부가가치화가 진행되는 데, 중국에서는 불과 이러한 주기가 10년도 안돼 이뤄졌다. 이미 중국은 고가·고부가가치 철강재 또한 세계 최대 판매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 확대를 통한 서비스업 활성화는 우리 기업들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시 주석 집권 후 중국 정부는 인민 복지와 관련,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수석이 내세운 “전 인민이 굶기지 않아야 한다”는 식량 자립 정책을 달성했다며, 이제부터 모든 인민이 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음식을 예로 들었지만 실상은 의식주 전반에 걸쳐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1~2년 사이에 중국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 ‘그린산업’이다. 친환경 유기농 식품, 헬스케어, 환경오염 방지, 전기자동차 등 중국 정부가 중점을 두고 육성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못한채 수출을 위한 생산에 치중하느라 내수 시장 확충에 필요한 마케팅 부재와 영업망 부족, 중국인들을 겨냥한 특화 제품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대그룹은 물론 모든 한국기업들이 중국사업을 재검토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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