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뉴욕증시 상장]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주식을 어떻게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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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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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효과로 알리바바 주식의 약 30%를 보유하는 대주주 소프트뱅크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747억 달러(약 77조 9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지난 2000년에 2000만 달러(약 207억원)로 취득한 알리바바 주식의 가치가 4000배로 증가해 성장가능성이 있는 벤처기업을 선별하는 손정의 사장의 ‘눈’이 얼머나 정확한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또 소프트뱅크는 20일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2014년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약 5000억엔(약 5조원)의 지분 변동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금액이 확정되는 대로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변동 이익은 알리바바가 상장 후에 실시한 공모 증자 등으로 알리바바의 자산 규모가 바뀐 데 따른 회계 상의 이익으로, 현금 수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주식의 자산 가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을 지켜 본 손정의 사장은 “주식을 팔 생각은 없다”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보통 벤처 투자는 출자기업이 상장하면 그 주식을 매각해 수익을 올린 자금을 다음 투자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프트뱅크는 과거에도 주식시장에서 손에 넣은 이득을 기초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온 역사가 있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벤처캐피탈(VC) 성격이 강한 기업이었다. 1990년대 유망한 신흥기업을 찾고 투자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했으며 그 중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미국 야후(Yahoo)에 대한 투자다.

미국 야후가 1995년 설립되자마자 소프트뱅크 그룹은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1996년 4월에 야후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 직전까지 투입한 금액은 1억 달러를 넘었다. 그 후 인터넷의 전 세계적 보급에 힘입어 야후 주식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1999년 도쿄전력과 함께 고속인터넷 통신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업의 축을 통신으로 옮기면서 야후 주식을 팔기 시작해 한 때 30%에 달했던 야후 지분이 4%까지 떨어졌다.

2000년에 IT거품이 붕괴되면서 소프트뱅크는 야후 주식을 매각해 얻은 자금으로 통신사업에 투자해 새로운 비약의 계기를 잡았다. 이처럼 미국 야후의 주식시장 상장은 소프트뱅크에 있어서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됐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순현금수지(FCF)는 2013년에 5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4년에도 17조 9500억원의 적자가 기록됐다. 최근 해외 통신사업의 재구축과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로봇사업 등 투입된 자금이 많아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한 자금이 가장 필요한 시기 이기도 하다.

그러나 손정의 사장이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언급한 이유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법인세를 내면서 주식을 매각하기 보다는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알리바바를 아시아에서의 전략적 기업으로 여기고 제휴관계를 계속 유지시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의 성장이 둔화를 보이기 시작하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야후의 사례처럼 또 다시 매각할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뱅크는 출판, 소프트웨어 판매부터 시작해 벤처캐피탈, 고정통신사업자에서 이동통신사업자로 모습을 변화시켜왔으며 지금은 해외통신, 로봇사업으로 핵심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따라서 알리바바의 이번 뉴욕증시 상장도 소프트뱅크의 또 다른 비약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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