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시복미사] 이모저모…꼭두새벽부터 들썩거린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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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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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복미사[사진 제공=교황방한위원회]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124위 시복미사가 거행된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는 자원봉사자들과 미사 참례자들로 꼭두새벽부터 들썩였다.

미사 입장은 새벽 4시부터였지만 밤을 새워가며 전국 각지에서 버스와 기차를 타고 온 신자들은 입장 시작 1시간 전부터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수백 m씩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독일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 배보람(루치아, 27)씨는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귀국해 새벽 2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교황님을 한국에서 직접 뵐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설렌다”고 말했다.

광주대교구 운남동성당에서 온 기범석(엘레우데리우스, 55)씨는 “시복미사에 배정된 자리가 제대에서 가장 먼 곳이라 아쉽지만 교황님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미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이 트지 않아 어두운 가운데서도 신자들의 광화문 광장 입장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신분 확인과 보안 검색을 거쳐 광장에 입장한 신자들은 지정된 구역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거나 기도를 바치며 시복미사를 기다렸다. 광장 주변은 사전에 미사 참례를 신청하지 못한 신자들로 속속 들어찼다.

5시 30분쯤 동이 트면서 어둑했던 광화문 일대가 밝아왔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설치된 제대에는 높이 4.6m의 십자가가 8m 높이의 단 위에 우뚝 서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대 왼쪽에는 한복을 입은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여 있었다. 장소에 비해 높이가 낮은 제단과 제대는 신자들과 눈을 맞추며 미사를 봉헌하고 싶다는 교황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신자들 입장은 7시쯤 마무리됐다. 선선한 새벽바람을 맞으며 미사를 기다린 신자들은 “날씨가 시복식을 도와주고 있다.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라며 비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털어냈다. 교황이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신자들은 8시 30분경 피아니스트 백건우(요셉마리)씨의 연주를 듣고 난 뒤 한목소리로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날 교황은 광화문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7위가 탄생한 서소문성지를 찾아 기도를 바쳤다. 교황을 기다린 1000여 명의 신자들 환영을 받으며 서소문성지 현양탑 앞에 선 교황은 꽃을 바친 뒤 깊이 고개를 숙여 1분간 기도했다. 이후 신자들에게 축복을 준 뒤 시복식장으로 향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오픈카로 갈아탄 교황은 30분간 광장을 두 바퀴 돌며 신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띠고 신자들을 향해 십자성호를 그으며 축복했다. 경호원을 통해 갓난아기를 받아 안수기도도 해줬다. 광장 바닥에 앉아 4~5시간씩 교황을 기다린 신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비바 파파’, ‘프란치스코’를 외치며 교황을 뜨겁게 환영했다.

교황이 탄 차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자 교황은 차를 멈추게 하고 손수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유가족을 축복하며 위로를 건넨 교황은 세월호 사건으로 딸을 잃은 김영오씨가 건네는 편지를 직접 받아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교황 수단에 달린 노란 리본 배지가 비뚤어진 것을 본 김씨는 배지를 바로 잡아주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해달라”고 교황께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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