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개미들의 변호사, 배짱 기업과 맞장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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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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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주영 지음 ㅣ 문학동네 펴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기업의 배신’으로 피눈물을 흘린 수많은 개미투자자들, 그리고 그 개미주주들을 등쳐먹은 기업들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받아내고자 분투한 변호사의 이야기다. 

저자인 김주영 변호사는 ‘우리나라 개미투자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의 1인자’로 불린다. 대우전자 분식회계소송에서 8년간의 끈질긴 법정투쟁 끝에 개미주주들에게 승리를 안긴 것을 비롯해, 바이코리아펀드의 충격적인 불법 운용을 밝혀내 손해배상을 받아내고, 현투증권 실권주 공모 관련 집단소송에서는 김앤장, 태평양, 바른 등의 대형로펌들을 동원한 재벌계 금융사에 맞서 1500여 명의 원고들과 함께 200억 원의 배상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처음부터 이런 변호사는 아니었다.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후 재학중에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졸업한 후에는 1992년부터 대형로펌 김앤장에서 변호사생활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실패하고 배신당하는 약자 편에 서 있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집단에서 돈이 더 많고 힘센 쪽을 대리하며, 그들이 가진 돈과 힘에 자신의 지식과 꾀를 더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돌연 변한건 우연히 맡은 어느 장애인 복지단체 사건이었다. 특수학교 건립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방해에 맞서 가처분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자 단번에 공사가 제기되었고, 그 소송을 계기로 당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던 전국의 수많은 장애인 관련 시설의 건립에도 박차가 가해진 것이다.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김앤장을 박차고 나오게 된 계기가 됐다.

 대형로펌과 결별한 그는 시민단체 참여연대에 들어가 소액주주운동의 구심점에 섰다. ‘강자’와 기업을 대변하며 승리를 만끽하던 한 촉망받는 변호사가 수많은 공룡기업들에 밟혀 등 터진 ‘개미들의 변호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변호사의 노트’ 한 단락에서 그는 스스로를 일컬어 ‘호루라기 부는 변호사’라고 말한다.

"호루라기 부는 자, 영어로 휘슬블로어(Whisle-blower)란 정부 또는 기업의 내부고발자를 의미한다. 나는 비록 내부자는 아니었지만 주로 대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의 행동을 모니터해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이를 심층분석하여 공개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했으므로 호루라기 부는 변호사라고 할 수 있겠다. 본래 호기심과 탐구심이 강한데다가, 대형로펌에서의 기업변호사 활동경험에 참여연대 활동경험을 접목했으므로 나는 많은 기업들을 괴롭히는, 꽤 성가신 휘슬블로어 역할을 했다."( p.89)

이책은 그동안 가슴 가득한 억울한 심정, 배짱기업가들에 대한 분노, 패소에 대한 두려움을 억누르고 항소이유서와 가처분신청서, 원고들에게 보내는 서신등 저자가 지난 10여년간 벌인 소송이 법정 드라마처럼 담겼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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