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목탄작가 이재삼 "이번엔 디테일 빼고 마음에 각인된 달 풍경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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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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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사이드갤러리서 '달빛-물에비치다' 개인전 7월2일까지 전시

목탄화가 이재삼이 1000호 캔버스에 달빛을 담아낸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이재삼의 ‘달빛’, 캔버스에 목탄, 682×181㎝.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이번 작품은 마음으로 풍경을 짓고, 마음으로 각인된 것을 그려냈어요. 이전에 욕심을 냈던 묘사(디테일)는 생략했습니다."

10일부터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에서 개인전을 여는 '목탄 작가' 이재삼의 그림이 변했다. 소나무 대나무에서 물로 시선이 옮겨졌다.

 이전에 나무를 테마로 할 때는 카메라 등의 매체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마음으로 그린, 심상의 풍경이다.

 그동안 극사실화같은 시각적인 강렬함이 사로잡았다면, 이번 작품은 단순해졌다. 흑백의 고요의 세계로 이끄는 명상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1000호, 500호 크기의 대형 화면에 물안개와 폭포가 그려졌다. 깊은 산속 검은 배경에 흰 폭포가 길게 떨어지는 그림은 시원한 소리가 들리기보다 마음속에 환한 빛이 터지게 한다. 검은 새 한마리가 날고 있는 아스라히 물 안개가 피어나는 그림은 검은 세상을 여는 신비함이 일렁인다. 

"작업실이 양수리에 있어요.양수리를 지나면서 한번 꼭 뽑아봐야겠다고 매일같이 본 풍경이에요. 물안개 그림은 여명과 달이 뜨는 중간에서 나오는 장면입니다."

 ​"디테일보다는 감정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작가는 "얽매였던 묘사를 버리니 오히려 그림을 대하는 태도나 완성됐을때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 "가장 단순하고 최소한의 것에 모든 것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각적으로 보이는 명쾌함보다는 마음속의 명징함을 깊은 시각적 언어로 보여주려고 했지요."
 

폭포가 환한 빛처럼 느껴지는 달빛 그림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재삼 작가. 그림속 사람은 늦은밤이나 새벽 함께 폭포를 같이 찾아간 작가의 부인이다. 사진=박현주기자


작가가 매달리는 '달 빛, 달 풍경'의 주제는 그대로다. 이번에는 물에 비친 달 ‘수중월(水中月)’을 캔버스에 옮긴 것.
 
작가는 "물은 또다른 생명의 근원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전의 작업이 소설의 산문적인 언어였다면 이번 물 작업은 시적인 언어라고나 할까요."

 24세까지 강원도 영월에서 살았던 작가는 '숲'이 몸에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달빛'에 대해 연구하다가 가장 한국적인 재료인 '목탄'을 선택, 20년째 목탄으로만 그림을 그리고 있다.

 뎃생할때 시간도 더 많이걸리고 밀도내기가 쉽지 않지만 '목탄은 숯'과 같다. 불에타 남은 재료로 만든 목탄은 자연이 준 선물로 여긴다. 모두가 (캔버스에 물감등)양의 미학에 빠져있지만 작가는 '음행 미학'에 매료되어 있다.

 "가장 한국적인 재료"인 목탄작업이지만 고행을 동반한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건강상의 문제도 고려되어야한다. 목탄은 연필인 흑연보다 가벼운 재로라서 입자가 화면에 고착되지 않는다. 작업하다보면 목탄이 바닥에 눈처럼 쌓인다. "진폐증이 염려되어 1년에 한번 건강검진을 꼭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문제없어요."

 목탄과 함께 석채를 사용한 작품은 달빛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깔끔한 캔버스가 아닌, 까슬까슬한 질감이 있는 캔버스를 사용해 시각적인 효과도 준다. 유리가 없는 작품은 영구보존에 전혀 문제가 없다.  철저한 재료연구를 통해 개발한 특별한 기법은 국립현대미술관을 통해 확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가습기 역할을 하는 숯(목탄)의 기능처럼 작가의 그림은 공기정화는 물론, 마음까지 정화시키며 빛을 내고 있다. 전시는 7월 2일까지(02-725-1020.
 

보길도 세연정의 달빛 풍경을 그린 작품앞에서 작가가 활짝 웃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이재삼 작가=강릉대학교 서양화전공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1988년 일갤러리에서 첫 개인전후 23회 개인전을 열었다.  시드니, 자카르타 홍콩 두바이등에 해외전에 참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이영미술관 한국야쿠르트 강릉시청청사 하나은행 나이키청도연구소 코오롱본사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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