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MD 참여해라' 압박?…한국 독자 MD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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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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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미국이 주한미군에 미사일 방어 체계(MD)를 구축하기로 하고 부지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미국이 MD를 먼저 미군 부대에 배치하고 나중에 한국이 구매하게 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미국 하원이 펜타곤에 한·미·일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미국이 SM-3와 고(高)고도방어체계(THAAD·사드) 등 MD의 핵심 요격체계를 구매하도록 압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M-3와 THAAD는 탄도 미사일을 100km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MD의 주축으로, 미국은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에 대비한다며 괌에 1개 대대를 배치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의 MD와는 별개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할 것이며, SM-3와 THAAD의 구매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 본문 1234항은 "국방장관은 한·미·일 미사일 협력 강화방안에 대한 평가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법안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고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

이는 미·일 동맹이 주도하는 MD 체제에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는 등 미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방수권법은 또 첨부보고서에서 "한국이 KAMD를 위해 미국의 기술을 얻는다면 지역안보와 양자적 협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SM-6 대공미사일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고 SM-3 대공미사일 도입도 고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적시했다.

제임스 윈펠드 미국 합참차장도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MD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한국에서 이 요격 미사일 부대 배치에 적합한 부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내 THAAD 전개 방안과 관련해 미국이 임시로 이 시스템을 한국에 전개했다가 적절한 때에 한국이 구입하는 방법과, 한국이 직접 이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미측의 THAAD 배치 검토 보도와 관련, "정보가 없다"며 "미측이 우리 정부와 협의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KAMD는 하층방어 미사일 방어체계이기 때문에 요격고도가 500㎞에 달하는 SM-3나 요격고도 40∼150㎞인 THAAD의 구매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SM-3와 THAAD의 구매 결정은 MD 참여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미 본토의 THAAD 미사일 1개 대대를 주한미군에 잠정 배치한 뒤 추후 한국이 구매하는 같은 장비로 대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가격은 한 기 당 1조 원에 이른다.

또 우리가 THAAD를 구매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하다.

중국은 한반도에 MD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왔다.

우리 정부도 미국 MD 참여 혹은 편입에 대해서도 "KAMD는 MD와 별개로 구축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측의 입체적인 MD 참여 압박이 가속화하고 있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 재연기와 맞물려 우리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는 성의 표시를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MD에 관한 미국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처음이다.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망 추진을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과는 표적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상호운용성을 구축하고 있다"며 "일본과의 상호운용성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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