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인터뷰] 취임 100일 맞는 권선주 기업은행장 "평생고객화ㆍ자영업자 지원에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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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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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기업은행장은 "1400만 고객의 평생고객화'를 내걸어 내실성장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주중에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고 주말에도 은행현안을 고민하느라 쉬어본 적이 없다. 오는 6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지만 여전히 권 행장은 온화했고, 동시에 에너지가 넘쳤다.

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난 권 행장에게 '에너지의 원천'에 대해 물었더니 고객들이 전해주는 응원의 메시지가 휴식이자 비타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중년 여성고객은 모 은행원으로 입행한 아들을 위해 예금을 옮기려다 권 행장이 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그대로 뒀다. 지점 직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 모를 아줌마가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모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이 IBK의 주인인데 은행장이 바뀌었다고 주인이 어딜 가겠느냐"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권 행장이 36년 간 은행에서 일하면서 고객과 격의 없이 소통한 결과다. 그는 "은행장이 돼서도 고객께 에너지를 받으니 현장을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찾게 되니 피곤한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행장이 된 뒤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권 행장은 "산 중턱이 아닌 꼭대기에서 풍경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사업부문에 대한 목표만 생각했다면 사회성 공익성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예일대 교수인 로보트 쉴러의 '새로운 금융시대'를 읽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 대한 금융의 역할을 담은 책이다. 500쪽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그만큼 도움이 많이 됐다. 지점장급 직원들에게도 배포할 정도였다. 금융인으로서의 역할을 되새기게 해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혁신'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권 행장의 생각은 다르다. 무리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전임자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키는 게 기업은행의 전통을 살리는 것이라고 여긴다.

이달부터 새로 시작한 광고에 방송인 송해 씨가 다시 등장하는 것도 권 행장의 이런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송씨를 등장시킨 광고는 전임자인 조준희 전 행장의 대표작으로 꼽혔었다. 행장이 바뀌면서 광고모델 역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었다.

그러나 권 행장은 이른바 '송해광고'로 국민 모두의 은행 이미지로 탈바꿈하는데 큰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 새 TV광고로 선보였다. 대신 이번엔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희망 메시지를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사투리 시리즈로 제작해 한층 친근성을 높였다.

임기 내 목표를 물으니 '3년내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이라고 답했다. 기업은행의 글로벌 순위는 2012년말 기준 105위. 권 행장은 앞으로 3년간 매년 5% 이상 안정적인 내실성장을 이뤄내 오는 2016년에는 글로벌 100위 안에 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영방침으로 '1400만 고객의 평생고객화'를 내걸어 내실성장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권 행장은 "유치원 어린이 고객부터 노령층까지, 창업기업부터 해외진출까지 꼭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필요한 시기에 제안하는 과학적이고 세밀한 영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 생애 단계별 패키지 상품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행장은 "상품을 트리(tree)처럼 엮어야 한다고 봤다"며 "고객 개개인들의 금융목표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고객들의 가치를 구현해주면 은행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은행산업의 변화에 대한 권 행장의 고민이 녹아있다. 오는 2016년 도입되는 계좌이동제가 은행간의 무한경쟁시대를 야기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시장분석팀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권 행장은 "계좌이동제 등 앞으로 은행산업의 변화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평생고객화를 위한 추진 과제를 발굴해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고 더 큰 우산이 되겠다"는 변함없는 신념을 드러냈다.  따라서 올해 약 40조원을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7조8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 내부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중이다. 권 행장은 "기술력이 탄탄한 중소기업들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소규모 자영업자 군은 아직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여신 지원 대상은 상시종업원 5인 미만의 자영업자다. 제조업이나 광업, 건설업 및 운수업 등은 종업원 10인 미만에 총자산 10억원 이하를 적용한다.

권 행장은 "지역재단인 신용보증재단과 올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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