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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클럽 18번홀 그린 주변. 1998년 대회 당시 모습이다. [미국 SI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폭풍 전야와 같은 고요함’
외신들은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앞두고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제112회 US오픈은 14일밤(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 길이7170야드)에서 시작된다.
이번 대회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 어느해보다 우승을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2주전 미국PGA투어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강호’ 루크 도널드와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대회 최다(5회) 2위를 하고도 우승컵을 들지 못한 필 미켈슨(미국), 여기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노리는 다크 호스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븐파 챔피언 나올까= US오픈답게 코스가 까다롭게 셋업됐다. 페어웨이폭은 평균 28야드에 불과한데다 잔디마저 바짝(8분의 3인치) 깎았다. 더욱 경사가 심하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다. 러프는 깊고, 그린은 스팀프 미터로 12.5∼13.5피트에 달할만큼 빠르다. ‘하드’(hard) ‘패스트’(fast) ‘펌’(firm)으로 요약되는 이 코스에서 나흘합계 이븐파만 쳐도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6번홀(파5)은 전장 670야드로 메이저대회 단일 홀 중에서 가장 길다. 버바 왓슨같은 ‘장타자’가 아니면 2온을 노릴 수 없는 곳이다.
◆18홀 연장전 벌어질까= US오픈 코스는 어렵기 때문에 톱랭커들의 스코어 차이가 크지 않다. 72홀 경기후 공동선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 우즈는 2008년 로코 메디에이트와 공동선두가 된 후 연장전에서 이겼다. US오픈 연장전은 세계 골프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그 다음날 ‘18홀 경기’로 치러진다. 18홀을 치러 봐야 진정한 승자를 가릴 수 있다는 미국골프협회의 고집때문이다. 18홀 연장전을 벌이고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그 때부터는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로 우승자를 가린다. 4년만에 ‘익일 연장전’을 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우즈-매킬로이-미켈슨의 3파전 될까=우즈, 매킬로이, 미켈슨 세 명에게 시선이 쏠려 있다. ‘이 3명과 나머지 153명의 대결’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세 선수의 기량이 출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 대회는 많은 이변을 낳았기 때문이다. 1955년 잭 플렉이 벤 호건을, 1966년 빌리 캐스퍼가 아놀드 파머를, 1987년 스콧 심슨이 톰 왓슨을, 1998년 리 잰슨이 페인 스튜어트를 각각 제치고 우승했다. 제이슨 더프너, 벤 크레인, 잭 존슨, 마크 윌슨, 양용은 등이 올해 다크 호스로 꼽힌다.
◆한국선수 우승은 언제=한국(계) 선수는 역대 최다인 9명이 출전한다.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배상문 위창수 이동환 박재범, 그리고 케빈 나와 제임스 한이다. 그 중 양용은만이 메이저대회 우승경험(2009USPGA챔피언십)이 있다. 양용은은 지난해 US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마스터스 아시아선수 최고성적(2004년-단독 3위) 보유자다. 아시아선수의 US오픈 최고성적은 2위다. 1980년 이사오 아오키(일본), 1985년 첸체충(대만)이 그들이다. 한국선수들이 아시아 최고성적을 넘어 우승할지 주목된다.
◆예선 거친 선수의 우승 재현되나=US오픈은 미국(11개 지역) 외에도 잉글랜드와 일본에서 예선(섹셔널 퀄리파잉)을 벌여 출전자격을 부여한다. 2005년 마이클 캠벨(뉴질랜드)과 2009년 루카스 글로버(미국)는 예선을 거쳐 출전한 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그런 사태가 벌어질까? 이동환과 박재범은 일본 예선, 위창수와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미국 예선을 통과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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