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잔류 요청속 탈퇴 가능성은?

  • -S&P 33%·국내 전문가들 30~40%…“기회비용 및 절차 문제 크다”<br/>-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잇따라 그리스 유로존 이탈 전망내놔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국제신용평가사로는 처음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최소 33%로 점친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도 그리스 탈퇴 가능성은 있지만 현 단계에서 기회비용 및 절차상의 문제를 따져볼 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 3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제기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유로존 이탈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반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잇따라 그리스 유로존 이탈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1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뉴욕대 스턴스쿨의 마이클 스펜스 교수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결국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영국 BBC에 출연, "그리스가 갖고 있는 대안은 독일 등이 원하는 긴축재정 이행과 유로존 이탈 두 가지밖에 없다"고 말했다.

6일 블룸버그통신과 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S&P는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는 17일 치러질 그리스 2차 총선 이후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제시한 개혁 프로그램 이행을 거부함에 따라 구제금융이 중단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향후 수개월 내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탈퇴할 가능성이 3분의 1(33%)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33%의 확률이 크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부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은 30~40%밖에 되지 않는다"며 "결론적으로는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장은 그 이유로 그리스 국민들의 유로존 잔류 의사를 꼽았다. 그는 "물론 그리스 국민들은 긴축에 지쳐 (긴축 반대를 외치는) 시리자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리자가 집권한다고 해도 그리스 국민의 80%가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허 팀장은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그리스나 유럽 국가 모두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리스가 탈퇴 의사를 밝힌다고 해도, 수출 중심 경제도 아닌 데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올 만한 신용도 없기 때문에 경제가 회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대로 그리스를 퇴출시킨다고 해도 유럽중앙은행과 각국 은행이 그리스에 3000억 유로(약 440조원)가 넘는 돈을 빌려줘 이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와 유로존 모두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석태 SC은행 상무도 그렉시트가 '콘센트에서 코드를 뽑듯'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탈퇴 가능성에 50%의 확률이 있다고 보지만 유럽은 현재 코드를 뽑았을 때(그리스 탈퇴) 스파크가 튀지 않게 하는 준비가 안 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는 경제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가 된 상황에서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법률을 고쳐야 할 것이고, 이에 따른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렉시트가 현실화되고 트로이카가 구제금융을 중지하게 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로 위기가 번져가 제2의 그리스를 야기, 유럽 경제가 주저앉을 경우를 감안해 정부는 외화 유동성을 및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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