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한의약 부당한 대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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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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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우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국가 성장사업으로 한의약을 육성해도 시원치 않은 상황에 아직도 부당하게 한의약이 매도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건강한 비판이 아닌 근거 없는 비난을 받는 일이 이젠 종식돼야 한다.

수년 전 헌혈을 하려던 한의사 한 분이 황당한 설문지를 보고 협회로 알려왔다.

침이나 부항 시술을 받은 사람은 1년간 헌혈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 등에 수 차례 항의하고 진정했음에도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의원에서 일회용 침을 사용한 지 십수 년이 지났고, 올해부터 일회용 부항컵의 재료대가 보험에 적용돼 많은 한의원에서 사혈하는 의료행위인 습부항 시술에 일회용 부항컵을 사용하고 있다.

주사는 일주일이 경과하면 헌혈이 가능한 데 일회용 침과 일회용 부항 시술자들은 1년간 헌혈을 할 수 없는 근거는 대체 무엇인가?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도 단골 메뉴이다.

간질환에 대한 한약 치료 논문이 부지기수인데 한약을 복용하면 간이 나빠진다며 공포감을 유발하는 불순한 의도의 폄훼는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심지어 죽고 싶으면 한약 먹으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모든 약은 간독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인 한의사가 처방할 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만을 부각시키므로 간독성에 의한 부작용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부 무면허업자에게 또는 식품용(한약재)을 무분별하게 복용하고 부작용이 나타나면 한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아 한약의 독성에 대한 오해의 불씨가 되곤 한다.

일본 기타사토대학의 마사코토 교수는 2011년 12월 '네이처'지의 기고문을 통해 이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약 복용 전·후의 혈액검사 상 간수치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많은 국민이 한약을 복용하는 국내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약에 중금속이 있다는 오해도 의약품용 한약재가 아닌 일부 식품용이 의약품용 한약재에 비해 중금속이나 잔류농약에 대한 검사가 철저하지 않아 생겨난 오해다.

얼마 전 서울 강남구청이 관내 한의원의 액상 한약(탕약)을 수거해 중금속 검사를 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중금속 기준치에 아주 크게 밑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약재의 안전성을 더욱 더 제고하기 위해 4월 1일부터는 자가규격제 폐지라는 제도를 도입해 제약회사에서 한 번 규격품으로 포장된 약품용 한약재를 임의로 재포장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정부는 지난 4월 당뇨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환자가 의료기관을 지정해놓고 다니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선택의원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만성질환 치료와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한의약과 한의원을 완전히 배제한 채 추진되고 있다.

한의원 내원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년층의 노인성 질환에는 한의약이 최고의 강점을 갖는데, 논의의 대상에서조차 벗어나 있다는 것은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이렇게 한의약을 배제한 채 진행된 정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류로 시작한 바람이 K-팝(pop)으로 전 세계에 울려퍼지고 있다. Korean Medicine인 K-Medi를 한국에서만 위험한 의학 취급을 하니 통탄할 일이다.

'한복은 한국에서만 위험한 복장이요, 한의학은 한국에서만 위험한 의학'이라는 모순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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