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소년 살해범 2급 살인죄 기소

(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 지난 2월 플로리다에서 비무장한 10대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을 고의로 살해했다는 의혹과 비난을 받아온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28)이 11일(현지시간) 2급 살인죄목으로 정식 기소됐다.

플로리다주 안젤라 코리 법무장관은 “현재 짐머만은 구금되었으며 앞으로 합법하게 재판을 받아 죄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1급 살인은 의도적으로 계획해서 저지른 사건을, 2급은 의도하지 않았으며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을 지칭한다.

플로리다 지역 사회는 물론이고 NAACP(유색인종인권향상단체) 등 흑인 사회 전반은 “마틴군 사망 사건은 인종차별에 의한 명백한 살인”이라며 1급 살인 및 배심원 재판을 강력하게 요청해 왔다. 게다가 짐머만이 구속되지 않고 바로 풀려남에 따른 반발이 고조되어 왔다.

마틴군은 지난달 말 플로리다 샌퍼드의 편의점에서 과자를 산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히스패닉계 자경단장 짐머만에 의해 살해됐다.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흑인사회나 여론의 강한 압박을 받아 오다 이날 전격 기소를 결정했다.

한편 짐머만은 마틴이 먼저 자신을 공격해 위협을 느껴 그를 살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사건은 미 전역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마틴 가족의 기자회견 장에는 에릭 홀더 미 연방 법무장관도 참석했다. 가족들은 “더 이상 이같은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 홀더 장관은 “면밀히 검토해 문제가 없게 법적으로 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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