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민희 기자) 거시지표가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던 미국 경제에 다시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소식은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우며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업 실적 호전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오후로 접어들며 혼조세로 돌아섰다.
유럽 증시 역시 은행주 실적 개선 전망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다 막판 미국의 소비심리 악화 소식에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장초반 급등세에서 2%가 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배럴에 79.69달러까지 급등하며 11주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오후들어 1.65달러, 2% 이상 급락한 77.33달러에 거래됐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도 브렌트유는 1배럴에 1.63달러 급락한 75.87달러로 하락했다.
미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 콘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월 급락에 이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블딥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6월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우려를 자아냈던 소비자신뢰지수는 7월에도 전월비 4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50.4로 조사됐다.
기준선 50을 간신히 넘긴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이 낙관과 비관이 혼재하는 수준으로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소비심리 악화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둔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더블딥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특히 소비심리 악화 근본 원인인 고용회복이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어서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소비심리에 앞서 발표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지수 역시 초반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소비심리 악화 소식이 부정적 평가를 강화하는 작용을 했다.
미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S&P/케이스-쉴러 지수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1.3% 상승하며 주택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주식시장은 전날 신규주택 판매 급증 소식에 더한 대도시 지역 집값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소비심리 발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부정적 평가가 힘을 얻는 상황을 연출했다.
지수를 발표하는 S&P의 주택지수 책임자 데이비 블리처가 "지난 1년간 주택가격은 어떤 지속적인 회복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고, 지수 개발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도 주택시장 더블딥 가능성은 50%를 넘는다고 전망했다.
전날 신규주택 판매 급증과 관련해서도 23.6% 급증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한편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연구소장은 "기업여건과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로 소비심리에 먹구름이 끼었고, 고용시장이 개선되기 까지는 구름이 가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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